[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코스닥 상장사 '인터로조'의 최대주주 지분 매각이 전격 무산됐다. 거래가 성사될 경우 686억원 규모에 달하는 딜이었지만, 거래 상대방의 요청으로 중단됐다. 시장에서는 장기적인 인수·합병(M&A) 조건에 대한 이견이나 투자자 측 내부 사정이 작용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번 M&A 무산으로 매도인인 노시철 인터로조 회장은 대규모 대출 상환 부담에 직면하게 됐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콘택트렌즈 전문제조기업 인터로조는 지난 10일 최대주주 노 회장 및 특수관계자 3인이 추진했던 지분 매각 계획을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철회 사유는 "거래 상대방의 요청"이라고만 명시했다.
앞서 노 회장 등은 지난달 13일 보유한 인터로조 주식 196만주(지분율 15.88%)를 9월12일부터 한 달간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거래액은 총 686억원 규모로, 이 가운데 노 회장 본인이 처분할 물량은 113만여주(지분율 9.16%, 약 396억원)에 달했다.
시장에선 이번 철회 배경으로 향후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M&A와 관련한 이견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는다. 이번 블록딜 거래의 주당 매각가는 3만5000원이었다. 이는 지분 거래 계획을 공시한 전날 종가(8월12일 1만8560원)보다 두 배에 가까운 프리미엄이 형성된 가격이다.
노시철 회장은 지분 매각 후에도 지분 17.69%를 보유해 최대주주 자리를 유지하며, 투자자는 2대주주로 우선 위치할 예정이었다. 이번 거래가 당장의 경영권 매각이 아님에도 투자자는 두 배가량의 프리미엄을 지급하기로 한 셈이다.
이번 거래가 '언아웃(Earn-Out)' 구조로 설계된 점도 이같은 해석에 힘을 싣는다. 언아웃 구조는 실적 등 특정 요건의 달성 여부에 따라 최종 가격을 나중에 결정하는 조건부 매매 계약으로, 통상 M&A 거래에서 흔히 동반되는 거래 방식이다. 이런 조건은 일반적인 단순 투자라기보다는 중장기적인 경영권 인수를 전제로 한 구조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노 회장은 과거에도 경영권 매각을 추진했지만 가격 협상 실패와 시장 상황 등으로 무산된 전력이 있다. 1954년생인 그는 자녀 승계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 거래 역시 장기적 M&A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번 거래에서 자녀인 노우탁·노윤희 씨도 지분 대부분을 처분할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양측이 거래 시기나 거래 조건 등을 놓고 이견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번 거래의 정확한 인수주체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자금조달 등 내부 사정에 따른 여파라는 해석도 나온다.
인터로조 관계자는 "거래가 철회된 걸로만 안다"며 "매수자와 최대주주 간 일이라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번 거래가 무산되면서 노 회장은 단기적인 유동성 부담에 직면한 모습이다. 앞서 노 회장은 보유 지분의 97%를 담보로 지난해 신한투자증권에서 314억 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았고, 상환 만기는 9월 13일이다. 지분 매각을 통해 대출금을 상환하려던 계획이 무산된 만큼 만기 연장 협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노 회장과 인터로조가 신한투자증권과 여러 형태의 금융 관계를 맺으면서 금전적인 우군으로 평가받는 만큼 이자 조정 등을 조건으로 만기를 연장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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