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기아정공'으로 설립된 현대위아는 반세기에 가까운 업력을 축적하는 동안 연간 매출액이 8조원을 넘어서는 거대기업으로 성장하며 기업 위상을 한껏 끌어올렸다. 최근 들어서는 공작기계·주물제조 등 저수익 사업들을 잇따라 정리하는 체질 개선 작업에 힘을 쏟으며 재도약의 전기를 마련하고자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다. 현대위아가 사업구조 전환에 나선 배경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들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현대위아가 미래 먹거리로 '통합 열관리 시스템'을 낙점하고 신사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현대자동차그룹이라는 든든한 우군을 등에 업고 안정적인 일감 수주를 바탕으로 오는 2028년 열관리 사업 분야를 연 매출액 1조원대 규모로 성장시키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시장 선두주자인 한온시스템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대표되는 사업 난관을 극복하고 외연 확장을 이뤄낼 수 있을지에 따라 신사업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위아는 최근 기아 목적기반차량(PBV) 'PV5' 전용 통합 열 관리 시스템 양산을 개시했다. PV5에는 현대위아가 개발한 실내 에어컨과 히터 등을 비롯해 전기차 모터 및 배터리 시스템 열 관리를 전담하는 냉각수 통합 모듈이 탑재된다.
연내 국내에 이어 해외에서도 열 관리 시스템 생산 개시를 앞두고 있다. 현대위아는 지난달 말 국내·외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NDR(Non-Deal Roadshow) 행사에서 하반기 중 슬로바키아 공장의 열 관리 냉각수 모듈 양산 계획을 밝혔다. 향후 수요가 확보되는 대로 인도 공장에서도 열관리 부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현대위아는 '친환경 차량부품 및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제조사로의 도약'이라는 중장기 청사진을 토대로 통합 열관리 시스템 신사업에 뛰어 들었다. 올해가 사실상 신사업의 원년으로 오는 2028년까지 열 관리 사업 분야에서만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로드맵도 수립했다.
현대위아의 믿을 구석은 단연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위아는 이미 기아 PV5 외에도 현대차 '코나' 하이브리드 후속 모델 공조 부품 공급계약을 수주한 상황이다. 향후 그룹사 물량을 기반으로 외연 확장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현대위아는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 관련 수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세부적으로 내년 중 현대위아가 eM에 탑재될 열 관리 시스템 입찰 참여 및 수주 후 2028년 양산에 나서는 방안이 최상의 시나리오로 꼽힌다. 실제 현대차는 내년 중 eM 플랫폼을 처음으로 적용한 제네시스 'GV90'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전기차용 열 관리 시스템의 경우 고난도 부품 조합 및 통합 제어 기술 등이 요구되는 분야로 일반 내연기관이나 하이브리드 대비 마진이 높은 편이다.
현대위아가 장밋빛 미래를 그리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한온시스템과의 시장 경쟁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온시스템의 주요 고객사 역시 현대차그룹으로 현대차그룹이 한온시스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8%로 추정된다. 한온시스템은 글로벌 차량용 열관리 시스템 시장에서 일본 덴소에 이어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시장 내 한온시스템의 점유율은 절반 가까이(48%)에 달할 만큼 압도적이다.
한온시스템이 지닌 강점으로는 연구개발(R&D) 역량과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압축된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한온시스템의 자동차용 공조 시스템과 연관된 국내·외 특허·실용신안 및 지식재산권 등록건수는 각각 1만71건, 1만151건에 달했다.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는 현대차그룹을 필두로 BMW·폭스바겐·메르세데스-벤츠 등 굴지의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현대위아 입장에서 강력한 경쟁상대만큼이나 시장 환경이 녹록지 못한 점도 부담요인이다. 한온시스템이 전기차 캐즘에 따른 차량 생산 둔화로 수익성 저하에 시달리고 있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열 관리 시스템을 공급해야 할 전기차 생산량이 크게 늘지 못하는 와중에 공장 임대료 및 인건비, 감가상각비 등 한온시스템이 감당해야 하는 고정비는 지속적으로 발생해 원가부담이 커진 탓이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현대위아는 시장 후발주자이지만 국내에서 처음으로 냉각수 모듈을 양산하는 등 단기간에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PV5 전용 공조시스템 양산을 시작으로 볼륨 차종 수주및 기술 투자를 늘리고 오는 2027년부터는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차량에 적용할 수 있는 공조 시스템도 양산해 신사업을 육성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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