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두산테스나가 포트폴리오 확장 차원에서 시작한 반도체 인수합병(M&A) 작업이 진척을 내지 못하고 있다. 두산 그룹에서 '전략통'으로 꼽히는 김도원 CSO 사장이 두산테스나를 이끌고 있음에도 불구, 지난 2023년 씨모스 이미지센서(CIS) 패키징 기업인 엔지온을 인수한 이후로는 관련 작업이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두산테스나는 단순 '테스트하우스'의 이미지를 벗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것을 주요 과제로 설정했다. 두산테스나는 사업 구조상 웨이퍼 테스트 매출 비중이 전체의 90%를 넘을 정도로 높아 업황에 따른 대응 여력이 떨어진다. 이 가운데 매출의 95%가량이 삼성전자에서 발생해 단일 고객 집중도 역시 높다. 두산테스나의 테스트 사업 수익성이 양호한 편임에도 불구하고 외형 확대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던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두산테스나는 현재 팹리스를 비롯해 범프, 테스트, 패키징 등 (인수가가 높은) 파운드리를 제외한 '반도체 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며 "지금처럼 테스트에만 역량을 집중하는 사업 방식은 확장성이 떨어져 이를 보완하려는 차원이다"고 말했다.
두산테스나 자체만 놓고 보면 자금 여력이 부족해, 두산 그룹에서 출자하는 방식으로 인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간 복수의 업체들을 컨택했으나 인수 가격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딜이 성사되지 않았다. 결국 2023년 엔지온을 약 100억원에 인수한 이후로는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SFA반도체, 매그나칩반도체, 세미파이브, ITEK 등 여러 기업을 인수 후보로 점찍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두산테스나는 후공정 업체뿐 아니라 (이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팹리스 등 타 분야 업체들도 알아보고 있어 복수의 회사에 폭넓게 접촉했다"며 "매그나칩반도체의 경우에도 두산테스나의 방향성이 (매그나칩반도체가 집중하고 있는) 파운드리,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사업과 맞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검토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사한 테스트 업체인 ITEK의 경우, 과거 SK하이닉스와 메모리 테스트 작업을 했던 이력이 있다보니 SK하이닉스에 추가로 수주를 따낼 여지가 있나 싶어 알아봤던 것"이라며 "ITEK을 토대로 패키지 테스트 사업을 확대하려는 니즈도 있었다"고 말했다. 두산테스나의 테스트 사업은 95%가 웨이퍼 테스트에 집중돼 있고, 패키지 테스트는 5%에 불과하다.
여러 회사를 두루 살펴봤지만, 실제 두산테스나 내부적으로 인수를 깊이 있게 검토한 대상은 SFA반도체와 세미파이브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SFA반도체의 경우 후보 가운데 가장 심도 있는 논의가 오갔으나, 상호간 원하는 인수금액이 맞지 않아 끝내 협상이 결렬됐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두산테스나는 SFA반도체의 전 사업부가 아닌, 시스템반도체 부문만 선택적으로 인수하길 원했다"며 "하지만 SFA반도체 측은 분할 매각이 아닌, 전 사업부를 한번에 매각하려는 의지가 확고해 양사 간 이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막판까지 협상을 벌였던 세미파이브의 경우, 두산테스나가 추가 지분 투자까지 단행하려 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수 가격을 높게 제시해 거래가 무산됐다"고 덧붙였다. 당초 두산테스나는 세미파이브의 대주주인 사이파이브가 보유한 지분 17.89%를 매입해 최대 주주로 올라설 계획이었다. 해당 지분은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해지면서 거래 규모가 1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관측됐다.
두산테스나는 현재 M&A 작업의 속도를 조절하며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여전히 매물은 찾아보고 있지만 마땅한 인수 후보가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해외 업체로 눈을 돌릴 경우 리스크 부담이 커 회사 측에서도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분위기다.
이에 최근에는 내부적으로 본업 경쟁력 강화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로 전환된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테스나는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웨이퍼 테스트, 패키지 테스트 역량에 엔지온의 패키징 노하우를 적용해 삼성전자의 씨모스 이미지센서(CIS) 물량을 '턴키' 형태로 수주하겠다는 구상이다. 당장 추가 인수가 어려운 가운데 기존에 인수한 자회사를 기반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려는 시도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현재 M&A와 관련해서는 뚜렷한 대안이 없어, 기존에 영위하고 있는 테스트 사업을 바탕으로 신규 비즈니스를 모색하고 있다"며 "현재 두산테스나는 삼성전자에 CIS '패키징' 퀄 테스트를 받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 최근 삼성전자의 CIS 재고가 누적된 점을 고려할 때 당장 유의미한 물량 확보는 쉽지 않지만, 턴키 형태로 일괄 수주할 수 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두산테스나는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CIS 사업 부진이 이어지면서 수익성에 타격을 입은 바 있다. 지난 1분기에는 영업손실 191억원을 내며 전년 동기 112억원의 영업이익에서 적자 전환했다. 이러한 여파로 현금 곳간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올 1분기 말 두산테스나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496억원으로 전년 동기(841억원)보다 40.97%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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