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일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경영권 불법 승계' 사건 항소심 선고기일을 앞두고 굳은 표정으로 법정에 출두했다. 무죄를 선고 받았던 지난해 2월 5일 1심 선고 이후 1년 만이다. 이번 항소심의 주요 쟁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부정회계 여부'다. 1심에서 무죄를 받았던 만큼 삼성 그룹 내부에서는 이번 2심에서도 별다른 이변 없이 무죄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오전 재판이 진행되는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 형사 13부는 침묵만 흘렀던 이전 공판들과 달리, 선고기일임에도 불구하고 다소 긴장감이 풀린 가벼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햇수로 10여년을 끌어온 '사법 리스크'를 털어내고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긴장감보다 더 크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후 1시 20분께 이 회장이 입장할 시간이 다가오자 가벼운 분위기에서 서서히 무게감이 느껴지는 긴장감이 퍼졌다. 경호는 평소보다 더욱 엄격했다. 이 회장 입장 전부터 촬영 기자들의 프레스 뱃지를 꼼꼼히 확인하고, 혹시라도 누군가 무리하게 접근하거나 물건을 투척하는 경우에 대비해 방호용 우산도 준비했다.
얼마 후 1시 40분 회색 넥타이에 정장 차림으로 현장에 도착한 이 회장은 굳은 표정으로 차량에서 내려 법원 입구에 들어섰다. '선고를 앞둔 입장',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삼성물산 주주들의 피해에 대해 예상했는지' 등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빠른 걸음으로 입장했다. 이 회장이 입장한 후 서관 출입구와 법정 복도는 방청권을 배부 받으려는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법원에서는 이날 중계법정을 따로 운영하지 않았다.
항소심 선고 공판은 오후 2시부터 시작됐다. 이번 항소심 판결의 주요 쟁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회계처리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측 주장에 따르면 이 회장을 비롯한 삼성 임원진들은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에 따른 불공정 논란과 자본잠식을 회피하기 위해 자회사인 삼바의 자산을 4조원 이상 부풀리는 분식회계에 이르렀다. 또 합병 대상인 삼성물산의 주가는 인위적으로 눌렀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는 삼바의 2015년도 재무제표에 1조8000억원의 콜옵션 부채를 계상해 자본잠식을 모면하고, 당시 삼바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에 대한 기존 연결회계 처리를 지분법으로 변경해 에피스의 투자주식을 재평가하여 4조5000억원의 자산을 과다 계상했다는 것. 또 삼바가 에피스를 지배하는 배경에는 당시 삼바와 함께 에피스를 설립한 바이오젠과의 합작 계약 사실이 존재했는데 이를 은폐하고 거짓 공시를 했다는 것이 검찰 측 설명이다.
지난해 2월 5일 열린 1심에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이 났다. 하지만 검찰은 2000개에 달하는 추가 증거와 1360쪽짜리 항소이유서를 새로 제출하며 즉각 항소에 나섰고, 이렇게 열린 8월 14일 2심에서는 서울행정법원이 삼바의 분식회계를 일부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당시 삼바가 자본잠식 등 문제를 회피하고자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한 것에 대한 회계처리를 임의적으로 자행했다는 것. 결국 이 판결이 이번 항소심의 변수로 작용하게 된 셈이다.
지난해 11월 25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도 이 회계처리 문제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 간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다. 당시 검찰은 이 회장에 대해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이 회장은 최후진술의 기회를 얻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며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의 사랑을 받는 삼성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기회를 허락해 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한 바 있다.
한편 선고결과는 오후 3시를 전후해 나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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