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장장 4년에 걸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매듭지은 대한항공의 다음 과제로 기내식 사업이 지목된다. 자사에 기내식을 공급하고 있는 대한항공C&D(대한항공씨앤디)로 기내 서비스를 일원화 할지 여부가 '통합 대한항공' 출범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달 12일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편입을 매듭지었다. 이날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신주 1억3157만8947주를 취득하면서 63.88%의 지분율을 확보하게 됐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가 실시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출자한 금액은 총 1조5000억원으로 먼저 계약금으로 3000억원, 중도금으로 4000억원을 지급했다. 이어 잔금 8000억원까지 납입하면서 거래를 종결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품게 되면서 기내 서비스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현재 대한항공의 기내식은 '대한항공 기내식‧기판사업본부'를 전신으로 하는 대한항공C&D에서 도맡고 있으며, 아시아나항공 기내식은 게이트고메코리아(GGK)에서 납품하고 있다.
두 항공사는 앞으로 2년간 개별 체제로 운영되다가, 2027년부터는 CI(기업이미지), 마일리지 등이 합쳐진 '통합 대한항공'으로 거듭나게 된다. 항공 동맹체도 대한항공이 속해 있는 '스카이팀(SKYTEAM)'으로 일원화 되는 게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기내식 또한 '화학적 결합'에서 예외일 수 없는 만큼 대한항공C&D가 게이트고메코리아 몫까지 꿰찰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내식 제공 여부가 FSC와 LCC를 구분하는 잣대일 만큼 기내식은 풀서비스 항공사의 서비스 품질과 직결돼 있다"며 "고객 만족도의 바로미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기내식을 통합해 운영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C&D는 사명에 '대한항공'이 포함돼 있지만 대한항공 보유 지분은 20%에 불과하다. 남은 80% 전량을 사모펀드(PE)인 한앤컴퍼니(한앤코)가 소유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국면에서 대한항공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기내식‧면세사업부를 시장에 내놓자 한앤코가 9907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대한항공 기내식지원 및 기판담당 임원이던 최덕진 상무가 초대 CEO로 발탁돼 지금까지 회사를 이끌어 오고 있다.
대한항공C&D는 한앤코의 포트폴리오로 편입된 후 기내식 업체로 홀로서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0년 9월 설립 이후 2022년까지 적자를 이어가다가 2023년 첫 영업흑자를 냈다. 사실상 첫 사업년도인 2021년에 999억원이던 매출 규모도 2023년 5382억원으로 증가했다. 대한항공과 진에어를 비롯해 아에로플로트, 에어마카오, 에어캐나다, 에어프랑스 등 22개 항공사로 고객사를 넓혀가면서 외적 성장을 실현했다.
일각에서는 마일리지 통합 못지않게 기내식 서비스 일원화에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게이트고메코리아 간의 관계 청산이 녹록지 않아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게이트고메코리아는 2016년 10월 스위스의 기내식 기업인 게이트그룹과 아시아나항공이 공동 출자해 설립됐다. 현재 게이트고메스위스(Gate Gourmet Switzerland GmbH)가 60%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아시아나항공이 나머지 40%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들 두 회사 간에는 초장기 계약이 체결돼 있다. 케이터링 어그리먼트(Catering Agreement)에 따라 2048년까지 게이트고메코리아가 아시아나항공에 독점으로 기내식을 공급하는 권리를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19년 기내식 판매단가 산정 방식을 놓고 빚어진 '대금분쟁'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식 대금 분쟁 관련 소송에서 1심과 2심에서 패한 뒤 지난해 11월 재항고장을 제출했다.
향후 기내식 업체 변경 여부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현재 세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