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타이어가 지난 34년여간 국‧내외 영업 최일선에서 활약해 온 김현석 전 BG(비즈니스그룹) 장을 새 사령탑으로 맞았다. 신규 OE(신차용타이어) 공급 확대와 더불어 전기차 타이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 간 '총성 없는 전쟁'이 치열해진 만큼 김 신임 대표가 짊어진 무게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특히 5번째 글로벌 생산거점 마련을 위한 토대를 닦아야하는 중차대한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이외에도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회복 등 김 대표가 풀어내야 할 넥센타이어의 중점 과제를 딜사이트가 짚어본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넥센타이어 새 사령탑에 오른 김현석 대표의 당면 과제로 다섯 번째 글로벌 거점 마련을 위한 초석 다지기가 지목된다. 넥센타이어는 연 생산 6000만본(개) 시대의 시금석이 될 5번째 글로벌 공장 건립을 추진 중이지만, 프로젝트의 출발점인 터 잡기에도 애를 먹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최적지 선정을 위한 검토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만큼 신공장 건립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넥센타이어는 다섯 번째 생산 공장이 들어설 국가를 추려내는 막바지 단계를 밟고 있다. 현대차 경영전략실 출신의 최제호 BS장이 이끌고 있는 전략기획BS(비즈니스섹터)를 중심으로 최적지 선정에 몰두하고 있다.
5번째 글로벌 공장 건립은 넥센타이어의 중장기 과업 중 하나로 지난해 중순부터 본격화됐다. 체코공장 증설이 마무리되는 지난해 연말까지 부지 선정을 마치고 인허가, 설계 등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캐파(CAPA·생산능력) 확대에 나서고 있는 국내 타이어 제조사와 궤를 같이 한다. 한국타이어는 미국 테네시, 헝가리 라칼마스 공장 증설을 통해 1억1000만본의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구상이다. 금호타이어는 동유럽권에 신공장을 세워 7500만본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국내 타이어 3위의 넥센타이어는 완성차 격전지인 미국에 1100만본 규모의 공장을 마련해 연간 6000만본 이상의 생산능력을 보유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현재 넥센타이어는 4개(양산‧창녕‧칭다오‧자테츠) 공장을 통해 연간 5200만본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국내에서는 경남 양산시와 창녕시 2곳(3000만본)에 거점을 두고 있다. 해외에는 중국 칭다오 공장(1100만‧靑島)과 더불어 지난해 2단계 증설을 마친 체코 자테츠 공장(1100만본‧Zatec)을 보유하고 있다.
넥센타이어가 신공장 부지로 미국을 저울질 한 것은 IRA(인플레이션감축법)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다. 넥센타이어는 국내 타이어 3사 가운데 유일하게 북미지역에 생산거점을 두고 있지 않다. 한국타이어는 미국 테네시주(主)에, 금호타이어는 조지아주에 공장을 두고 있다. 이들 경쟁사와 달리 북미 거점이 없는 넥센타이어는 '메이드 인 USA'에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을 골자로 하는 미국 정부의 IRA에 취약한 셈이다.
특정 지역으로 부지를 한정한 만큼 넥센타이어의 북미 거점 마련은 추진력 있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됐다. 주거래처인 현대차그룹의 생산기지가 들어서 있는 조지아, 앨라배마를 비롯한 미국 동남부 8개주를 유력 후보지로 선정했다. 하지만 해를 넘겨서도 부지 선정은 이뤄지지 않았고, 급기야 후보지를 글로벌 전역으로 넓히는 수정 작업에 착수했다. 미국 현지의 건설비, 인건비 등 비용이 상승한 데다 대선(大選)까지 겹쳐 고려할 변수가 많아졌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대체지로 인접한 남아메리카 지역의 낙점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현대차, 기아, 폭스바겐, 크라이슬러 등 주요 OE(신차용 타이어) 공급사가 분포해 있는 미국과 멕시코 시장에 대한 대응이 용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브라질과 콜롬비아의 경우 해당 지역에 사무소 성격의 지점을 두고 있는 만큼 공장 설립이 한결 수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다섯 번째 공장이 들어설 후보지 선정 과정은 최종 단계에 있다"며 "남미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등 전 세계에서 가장 최적화된 곳을 가린 뒤, 당초 목표로 한 2029년 완공을 위한 다음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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