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한솔그룹이 모태사업인 제지업 사양화에 대응하기 위해 인수한 한솔아이원스가 실적 반등을 이뤄내며 새로운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는 데다, 전방 산업의 업황 회복세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솔아이원스는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769억원과 영업이익 122억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매출은 17.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146.9% 성장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438.8% 급증한 218억원이었다.
특히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8.3%포인트(p) 상승한 15.8%로 나타났다. 한솔아이원스가 제조업체인 점을 고려하면 매우 유의미한 수치다.
한솔아이원스는 1993년 설립된 동아엔지니어링이 전신이다. 2005년 법인 전환과 함께 아이원스라는 사명을 갖게 됐으며, 2013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반도체 장비용 부품의 정밀 가공과 코팅, 세정하는 한솔아이원스는 반도체 재료인 얇은 원판 모양의 웨이퍼를 가공해 반도체 소자로 만드는 원통형 장비인 '체임버'를 국산화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한솔그룹이 한솔아이원스를 품에 안은 배경에는 조 회장의 '신사업 특명'이 있다. 조 회장은 2020년 "신사업 계획을 조기 확정할 것"이라며 신성장동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력인 제지업의 실적 둔화세가 지속되면서 매출 다각화 필요성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한솔제지는 친환경 신소재와 환경사업 진출 등을 추진 중이지만, 극적인 외형 성장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조 회장은 한솔그룹의 무게중심을 제지와 건자재, 물류사업 뿐 아니라 반도체와 정밀화학, 전자소재 사업까지 영역 확대에 나섰다. 한솔그룹은 조 회장이 신사업 의지를 천명한지 꼬박 1년 만인 2021년 12월 전자부품 계열사인 한솔테크닉스를 앞세워 한솔아이원스 지분 34.5%를 1275억원에 취득, 최대주주에 올랐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한솔테크닉스가 한솔아이원스를 인수한 직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한솔테크닉스는 2021년 말 연결기준 영업적자 43억원과 순손실 93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듬해 영업이익 559억원과 순이익 326억원으로 실적 정상화를 이뤄냈는데, 양사간 시너지 효과가 발휘된 결과였다.
한솔아이원스의 향후 전망은 긍정적이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나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등으로부터 일감 수주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2분기만 놓고 보면 한솔아이원스의 영업이익률은 18.3%였는데, 고객사 가동률 상승에 따라 주문이 증가한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더해 한솔그룹이 범(凡)삼성가라는 점은 실적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한솔그룹이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장녀인 고 이인희 고문이 1991년 삼성에서 독립해 세운 회사인 만큼 거래 물량을 늘리는데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어서다. 예컨대 지난해 1분기 기준 전체 매출에서 삼성전자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36.5%였으나, 올 1분기 말 기준 38.9%로 커진 점이 이를 방증한다.
그 결과 증권가에서는 한솔아이원스의 추후 3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이 17%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영업이익의 경우 3개년 평균 전망치가 무려 86.3%로 추산한다.
한솔아이원스의 이익 순도가 높아지는 만큼 배당 가능성 역시 커지고 있다. 이 회사는 2014년 결산 실적에 대한 배당을 마지막으로 약 10년째 무배당 기조를 유지 중이다. 하지만 배당과 직결되는 이익잉여금은 약 550억원 가량 쌓여 있다. 한솔그룹이 '조 회장→한솔홀딩스→한솔테크닉스→한솔아이원스'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 중인 터라 말단에 위치한 한솔아이원스의 배당금은 결국 조 회장에게 닿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솔아이원스가 올 상반기 극자외선 노광장비 재사용 사업을 시작한 데다 하반기부터는 심자외선 장비 부품을 본격적으로 양산할 예정"이라며 "미국 법인도 현지 영업을 개시한 만큼 글로벌 반도체 시장 내 역량 강화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솔아이원스는 한솔그룹 피인수 전 전임 경영진의 회계처리기준 위반 혐의로 약 한 달 간 주식 매매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으나, 올 4월 주식거래가 재개되며 재무 리스크가 해소됐다. 특히 한솔아이원스는 5월 자사주 24만주(약 28억원 상당)를 소각하며 주가 부양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