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E1이 유상증자와 재무적투자자(FI)에게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하나파워패키지(평택·전북·김천 발전소) 지분인수를 마무리졌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FI들이 CB를 인수하면서 다양한 옵션을 붙였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하나파워패키지의 성장 기대감이 높긴 하지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투자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FI들이 옵션을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E1은 최근 하나파워패키지 평택에너지서비스 지분 100%를 5770억원에 인수계약을 맺었다. 아울러 전북과 김천 역시 인수를 마무리졌다. 이번 하나파워패키지 인수자금은 E1이 유상증자를 통해 2920억원을 마련했고, FI인 칼리스탈캐피탈과 메리츠증권이 이 회사에서 발행한 CB를 2850억원어치 인수해 마련했다.
E1 관계자도 "하나파워패키지 인수자금의 절반가량을 FI들이 자사의 CB를 인수해 납입한다"며 "지난주에 이사회를 통과했고, 17일에 계약을 맺긴 했지만 외부에 별도로 발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김천과 전북도 계약을 체결하지만 금액이 낮아 따로 공시를 하지는 않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FI들이 인수자금의 절반가량을 책임진 이유는 하나파워패키지의 성장성이 두터울 것으로 내다본 결과로 분석된다. 평택에너지서비스만 봐도 2019년 5245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지난해 8366억원으로 59.2% 증가하는 등 최근 5년(2019~2023년) 간 연평균 88.9%씩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48억원에서 870억원으로 94.2% 급증하며 연평균 80.8%씩 성장했다. FI의 이 같은 CB 인수는 투자 대비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 결과로 해석된다.
시장의 시각도 다르지 않다. E1이 앞서 블루수소를 생산하는 하이드로젠캐나다 지분 85%를 인수했는데, 평택 LNG(액화천연가스) 발전소와 결합해 수소혼소발전소(LNG와 수소를 함께 태우는 전기 생산시설)로 사업을 확장할 경우 기업가치가 크게 오를 것으로 관측 중이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소와 LPG은 저장, 유통, 안전관리 등에서 서로 유사한 점이 많아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며 "E1은 이번 평택발전소를 인수하면서 향후 LNG/LPG 복합 발전, LNG/수소 혼소 발전 등으로 확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소 매출은 현재 수소 충전사업 중심으로 분기별 4억원 내외이긴 하지만 중장기 성장잠재력은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부분은 FI들이 하나파워패키지의 성장성에 이견이 없음에도 CB 인수 조건으로 ▲우선매수권 ▲콜옵션 ▲동반매각요구권 등 다양한 옵션을 걸었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FI들의 이 같은 조치가 혹시 모를 투자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LNG가 수소 등 무탄소 에너지로 넘어가기 전까지 탄소배출을 줄이는데 활용될 에너지원이라 성장성이 높긴 하지만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의 경우 대외변수로 실적 부침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E1 관계자는 "특별하게 드릴 말씀은 지금까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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