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삼일제약 이사회가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경영진의 견제와 감시 역할을 맡고 있는 사외이사 중 일부가 눈에 띄게 저조한 출석률을 보이고 있어서다. 나아가 삼일제약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6개 품목에 대해 3개월간 판매업무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이 회사 사외이사 가운데 변호사 등이 포진한 것을 고려하면 이들의 역할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삼일제약의 이사회는 올해 1분기 기준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가운데 사외이사인 김영호 변호사는 올해 1분기 진행된 10차례의 이사회 중 단 두 번만 참석하며 20% 남짓의 출석률에 그쳤다. 김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불참하는 동안 ▲해외현지법인 추가출자 ▲은행 차입 대환 ▲안산 공장담보 대출약정서 및 부동산신탁계약 체결 ▲정기주주총회 개최 및 전자투표제도 도입 등의 주요 안건이 의결됐다.
특히 김 변호사의 저조한 출석률은 올해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그는 2022년 3월25일 사외이사로 임명된 이후 지속적으로 저조한 출석률을 보였다. 지난해 출석률은 61.5%, 2022년에는 33.4%에 불과했다.
김 변호사와 함께 사외이사에 선임된 김창호 법무법인(유) 세종 선임공인회계사도 2022년 이사회 출석률은 28.9%에 그쳤다. 다만 그는 2023년 80.8%, 올해 1분기에는 100% 참석율을 보이며 점차 개선됐다. 김 변호사와 김 회계사는 감사위원도 겸임하고 있다.
삼일제약은 또한 지난달 28일 식약처로부터 3개월간 안과용제 6품목에 대한 제조정지 처분을 받았다. 회사의 리베이트가 적발됐기 때문이다. 삼일제약은 2017년 9월부터 라큐아점안액 등 의약품에 대해 2018년 12월까지 의료기관에 채택·처방유도·거래유지 등 판매촉진을 위한 목적으로 330만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사실이 적발됐다.
대상 품목은 ▲라큐아점안액 ▲오큐메토론점안액 ▲오큐프록스안연고 ▲큐아렌점안액 ▲헤르파시드안연고 ▲옵타젠트점안액 등 6개 품목이다. 이달 11일부터 9월10일까지 총 3개월간 판매업무가 정지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삼일제약이 변호사 출신의 사외이사를 두고도 내부 감시에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경영진에 대한 감시와 견제 역할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시장 한 관계자는 "기업 경영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이사회 일원이 40%대의 저조한 출석률을 보인다는 건 책임 소홀에 대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보수를 받으며 일하면서 의무의식이 부족한 것"이라고 일침했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이에 대해 "김영호 사외이사의 불참은 개인 사유로 인한 불참이다"라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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