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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가 가져온 나비효과
김진배 기자
2023.04.05 08:30:20
얼라인파트너스, 소수지분으로 에스엠 개혁...행동주의 활성화 계기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4일 08시 2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픽사베이)

[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소수는 언제나 외롭다. 다수에 밀려 존재 자체가 희미해지기도 한다.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이 도덕적 선(善)이라고 주장했던 '공리주의(功利主義)' 사상에서 소수는 '다수의 행복'이라는 강압적 사실 앞에 무시됐다. 소수가 옳음을 이야기할지라도 말이다.


현대사회에서도 소수의 처지는 다르지 않다. 의견 합치가 어렵다는 이유로 다수결이 활용되고, 다수의 결정이 옳은 방향인 것으로 여겨진다. 다수결에 밀린 소수 의견은 묵살된다. 소수의 의견이 더 나은 방향이라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다수결의 함정이다.


이는 기업경영에서도 마찬가지다. 의결권을 다수 확보한 최대주주는 소액주주들의 의견을 간단히 무시해왔다. 최대주주와 이해관계자들이 모든 의사를 결정하고 소액주주는 이를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가 대다수 기업 주주들의 현실이다. 소수지분의 비애다.


최근 이러한 시스템에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소액주주가 목소리를 냈고, 최대주주까지 바꾸는 결과를 이끌었다. 목적은 주가 상승이었지만,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최상의 결과를 도출했다. 올해 초 증권시장을 뜨겁게 달군 얼라인파트너스와 에스엠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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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라인이 주주제안을 할 당시 가진 지분은 보유분 0.92%와 소액주주로부터 위임받은 2.08%를 합친 3%에 불과했다. 당시 최대주주였던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는 18.46%를 보유하고 있었다. 주주총회서 표 대결에 나선다면 달걀로 바위치기로 보였을터.


3%에 불과했던 소수 목소리는 개정된 상법을 등에 업고 감사인 선임에 성공했다. 이는 불공정계약이라 평가되던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종결이라는 결과를 이끌었고, 이 전 총괄과 카카오 간의 경영권 분쟁이 발발하는 불씨가 됐다. 그 사이 주가가 폭등한 것은 덤이다.


얼라인이 에스엠에서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자 행동주의 펀드들의 움직임이 들불처럼 번졌다. KT&G·태광산업·JB금융지주·남양유업 등 굵직한 기업들이 최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배당 확대, 지배구조 개편 등을 요구한 행동주의 펀드와 표 대결을 벌였다.


행동주의 펀드가 승리한 곳은 3% 룰을 활용해 감사인 선임에 성공한 남양유업이 유일하다. 2대주주에 올라있던 얼라인마저 JB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고배를 마셨다. 다수를 상대로 한 소수의 목소리가 받아들여지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


그렇다고 이러한 행동들이 의미 없던 일이 된 것은 아니다. 이를 기점으로 많은 기업들이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에 한 발짝 다가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소액주주들이 십시일반(十匙一飯) 모은 힘이 변화를 만들어내기 시작한 것이다.


기업 내부에서도 주주행동이 투명한 회사운영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전과 달리 주주총회에서 준비할 것이 많아졌다는 것인데, 그간 형식적으로만 열렸던 주주총회가 기업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며 이상적인 방향을 향해 가고 있다는 주장이다. 


과거 행동주의 펀드는 이익만 좇아 기업을 와해시킨다는 오해를 받았다. 올해부턴 얼라인으로 인해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소액주주들의 지지가 있었던 덕이다. 주총은 끝났지만, 소액주주들은 남아있다. 얼라인이 가져온 나비효과는 이제 시작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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