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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소셜커머스 추억
딜사이트 오동혁 IB부장
2023.01.12 08:40:20
적자 감수한 성장 전략, 이제는 과거로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1일 08시 1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쿠팡 홈페이지)

[딜사이트 오동혁 IB부장] 13년전 여름께다. 우연한 기회에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를 만났다. 필자의 고등학교 동창이 티몬 초기 멤버로 참여했었는데, 유망 벤처를 소개하는 형식의 인터뷰 기사를 요청했다. 당시 사무실 공간이 협소해 근처 커피숍에서 만나기로 했다. 이전 외부일정이 빽빽했던 신 대표가 시간에 늦지 않으려 땀을 뻘뻘 흘리며 뛰어오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회사비전을 설명할 때 보여준 자신감 넘치는 어조는 꽤 인상적이었다.


얼마 뒤 김범석 쿠팡 대표와 점심식사 자리를 가졌다. 광화문 근처 한 중식당에서다. 호감가는 인상과 화법 그리고 때로 드러나는 카리스마. 식사 후 회사로 돌아와 기대와 응원을 담은 장문 문자메시지를 보냈던 기억이 있다. 돌이켜 보면, 이후 수많은 기업가들과 인터뷰 하면서도 한 번도 그와 같은 행동을 한 적이 없다. 20대 주니어 기자의 설익은 식견으로도 김 대표가 범인(凡人)이 아님은 금세 알아차렸나 보다.


비슷한 시기 위메이크프라이스, 그루폰코리아 등 동종 벤처 대표들과도 잇따라 미팅을 가졌다. 국내 '소셜커머스 태동기'라는 시기적 혜택을 받았던 덕분일까. 초기 기업 수장이었던 이들과의 만남은 당시엔 그리 어렵지 않았다. '거대 플랫폼 기업'으로 먼 발치 떨어지게 된 이후부턴 이들과의 옛 독대(獨對)가 후배들과의 술자리에서나 호기롭게 등장하는 안줏거리가 됐지만.


솔직히 고백하면 사실 벤처캐피탈을 주요 출입처로 뒀던 필자는 그 당시 소셜커머스의 밸류에이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오히려 거품이 꼈다고 봤다. '재무구조'를 중시하던 주류 투자사들이 매출과 이익을 꾸준히 끌어올리는 정보통신(IT) 부품업체들을 선호한 영향을 받았던 것 같다. 수익은 커녕 매달 수억원대 매몰비용이 발생하는 소셜커머스를 수백억원대 밸류로 평가한다는 것은 당시엔 꽤나 파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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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쿠팡이 초기단계 투자받은 밸류(약 300억원)가 비싸단 업계 시각을 반영하는 기사를 썼다가 김 대표와 언쟁을 했던 기억도 있다. 이후 쿠팡은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고 현 시가총액도 40조원에 달하고 있으니, 명백하게 그가 옳았다고 볼 수 있다. 다른 소셜커머스도 각자 부침을 겪었지만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해 수천억~수조원대 밸류를 받은 곳이 여럿 있다. 당시엔 '성장 여력'이 '밸류 거품' 보다 월등히 컸던 셈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철옹성 같던 판도에 균열이 생겼다. 제2의 쿠팡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새벽배송 업체 컬리가 상장을 연기했다. 한때 7조원까지 거론된 몸값이 1조원대로 떨어지자 대규모 손실을 볼 수 없었던 투자자들이 반대의사를 내비친 듯 하다. 외형확대 전략을 택한 플랫폼들의 사정은 더 나쁘다. 신선식품 유통플랫폼인 정육각과 오늘회 운영사인 오늘식탁은 자금줄이 말라 직원들로부터 권고사직을 받았다. 


반면 이 같은 최악의 시장환경 속에서 새벽배송 업체인 오아시스는 문제없이 상장작업을 진행 중이다. 1조원대 밸류가 거론되고 있다. 2015년 이후 적자를 낸 적 없는 '수익성'이 가장 큰 강점으로 손꼽힌다. 동종 업계 경쟁사들이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는 사이 바닥부터 탄탄하게 수익 및 재무구조를 다지며 사세를 키웠다는 점을 현재 투자시장은 높게 평가하고 있다. 


적자를 감수하고 외형확장에 나서는 성장전략은 어느덧 구태(舊態)가 됐다. 깨진 항아리 구멍을 남의 돈으로 막는 방식이 더는 통하지 않게 됐다는 뜻이다. 이미 눈치 빠른 이커머스·플랫폼 업체들은 작년 하반기부터 '수익 개선'으로 전략을 바꿨다. 자연스런 변화지만 '1세대 소셜커머스'와 호시절 추억을 공유한 필자는 마음 한켠이 허전하다. 10년 뒤 현 시장은 어떠했다고 회상될까. 투자시장도, 성장전략도 영원불변은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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