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문지민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JC파트너스가 매각을 추진 중인 에어프레미아의 몸값이 1년 새 3배 가량 급등한 것으로 확인됐다.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850억원 수준에 불과했으나, 최근 선정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가 2000억원대 중반으로 평가해 인수를 제안한 것이다. 신규 항공노선 개척 및 항공기 확보가 가치 재평가의 근거로 꼽히는 가운데, 침체된 인수금융 시장에서 인수자의 자금조달 능력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JC파트너스와 매각 주관사 EY한영은 최근 문 모씨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하고 에어프레미아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문 씨는 에어프레미아 밸류에이션을 약 2000억원대 중반으로 평가하고 주당 800원대에 인수하겠다는 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 JC파트너스가 인수할 당시 평가한 약 850억원보다 3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이번 매각 대상은 JC파트너스와 일부 개인 주주가 보유한 에어프레미아 지분 56.7% 및 경영권이다. 이중 JC파트너스의 지분이 51.5%, 나머지 우호지분이 약 5.2%로 구성돼 있다. 인수대금은 약 1100억~1500억원 수준이다. 인수 당시 공동 투자로 나선 박봉철 코차이나 회장은 지분매각에 참여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 씨는 에어프레미아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규 항공노선이 개척되는데 기대감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오는 10월 말부터 국제선 운항을 시작하고, 내년 초까지 항공기 3~4대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2026년까지는 항공기를 11대까지 늘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본격적인 운항 확대에 따라 시장점유율 및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여전히 항공사 밸류에이션이 저평가 돼 있다는 점도 투자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문 씨의 인수자금 조달 여부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최근 인수금융 시장 환경이 보수적으로 돌아선 탓에 대규모 차입을 이끌어 내기가 만만찮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금 납입 불투명성이 커질 경우, JC파트너스는 우선협상대상자 재지정 여부를 검토해야 할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씨는 여행 및 레저 전문업체 A사를 2013년 설립한 인물이다. 이 회사는 각종 관광지 입장권부터 패러글라이딩 등 레저활동의 온라인 판매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레저 및 액티비티를 제공하는 2000여개 시설 중 국내 최다인 800개를 확보해 업계 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문 씨는 지난 2018년 유니콘 기업에 회사를 약 150억원에 매각했다.
한편 이번 인수전에는 타이어 유통업체 B사인 김 모 회장도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문 씨와 비교해 낮은 가격을 제시한 탓에 후순위로 밀린 상황이다. 김 회장은 예비입찰에서 주당 800원의 가격을 제시했으나, 본입찰에서는 이보다 낮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확인됐다.
JC파트너스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문 씨)가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너무 싼 가격에는 매각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인수한 지 얼마되지 않았고 앞으로의 성장성도 높다고 기대하기 때문에 매각이 급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적정한 가격을 제시하는 인수자에게 매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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