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SK E&S가 호주서 이산화탄소(CO2) 저장을 위한 광구 입찰에 성공했다. SK의 탄소포집저장(CCS) 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SK E&S는 6일 호주에서 진행된 해상 CO2 저장소 탐사권 입찰에서 광구 운영권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SK E&S는 호주 산토스, 셰브론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결성하고 입찰에 참여했다. 그 결과 호주 북부 해상 보나파르트 분지에 위치한 G-11-AP 광구를 낙찰 받았다. 호주 정부는 올해 총 5개 광구에 대한 입찰을 공고했는데 SK E&S와 함께 글로벌 메이저 에너지 기업인 셰브론(Chevron), BP, 토탈(Total), 호주 산토스, 우드사이드 등이 낙찰을 받았다.

G-11-AP 광구는 호주 북부 해상에 위치하고 있다. 해당 지역은 이산화탄소 주입·저장이 용이한 대염수층이 넓게 분포하고 있어 CCS 프로젝트에 최적화된 곳으로 꼽힌다. SK E&S는 "해당 구역은 인접해 있는 광구에서 이미 다수의 가스전 탐사·생산(E&P)이 진행됐고 축적된 지층 관련 데이터가 많아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탐사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 E&S는 지분 30%를 확보해 산토스(40%), 셰브론(30%)과 함께 앞으로 약 3년간 해당 광구의 잠재 CO2 저장용량 평가 및 사업성 등을 파악한다. 이후 이 광구를 CO2 저장소로 최종 개발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사업성이 검증되면 추가 입찰 없이 호주 정부로부터 개발·주입권을 확보할 수 있다

SK E&S는 지난 5월 대구에서 열린 세계가스총회(WGC) 기간 중 한국을 방문한 산토스 및 셰브론 경영진을 만나 각각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CCS를 비롯해 탄소중립 에너지 사업 분야에서 다양한 협업 기회를 모색하기로 했다. 이번 호주 CO2 저장소 탐사권 획득은 이와 같은 협력 노력이 구체화된 결과로 이어진 사례다.

호주는 2000년대 초반부터 고갈가스전 및 대염수층에 대규모 CO2 저장 사업을 추진해온 CCS 선도국가다. 이미 관련 법안 및 탄소 크레딧(Carbon Credit) 제도까지 갖춰고 있어 'CCS 산업의 메카'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호주는 우리나라와의 지리적 인접성까지 더해져 이산화탄소 운송에도 유리한 입지를 갖춘 국가로 꼽힌다.

SK E&S는 G-11-AP 광구에서 CO2 저장소 확보에 성공할 경우 인근 바유운단(Bayu-Undan) 가스전에서 진행하고 있는 CCS 프로젝트와 연계해 북부 호주 및 동티모르 해상을 글로벌 CCS 허브로 활용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증가하고 있는 CCS 수요에 적극 대응해 글로벌 탄소중립 목표달성에도 적극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문상요 SK E&S LNG 부문장은 "이번 CO2 저장소 탐사 운영권 확보를 위해 해외 메이저 에너지 기업들과 치열한 경쟁이 있었다"며 "향후 국내외에서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CCS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한편 추가적인 CCS 관련 사업 기회도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