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타이어뱅크가 파멥신의 상장폐지와 사업 중단이 결정되기 전, 동일한 이름의 온라인 타이어 유통 법인을 이미 신설해 운영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시장에서는 파멥신의 핵심 수익원이던 타이어 유통사업의 정리 가능성에 대비해 타이어뱅크 측이 미리 '출구 전략'을 짜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타이어뱅크는 지난해 5월, 5억원을 출자해 100% 종속회사인 좋은타이어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온라인 타이어 판매가 주력이다.
타이어뱅크는 2023년 12월 코스닥 상장사였던 파멥신을 인수했다. 하지만 파멥신은 경영 악화와 매출 미비 등으로 이듬해 초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사유 발생 통보를 받으며 퇴출 위기에 몰렸다.
이에 김정규 회장은 파멥신 상장폐지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본인 개인회사이자 알짜 타이어 유통법인이었던 '좋은타이어'를 2024년 10월 파멥신에 흡수합병시켰다. 파멥신에 확실한 매출원을 붙여 상장을 유지시키겠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파멥신은 지난 1월 코스닥시장에서 결국 상장폐지 됐다.
주목할 점은 지난해 타이어뱅크가 신설한 타이어 온라인 판매 법인이, 과거 파멥신에 흡수합병돼 소멸했던 '좋은타이어'와 사명은 물론 주력 사업까지 동일하다는 점이다.
상장폐지 이후 파멥신의 바이오 및 의약품 사업부문을 포함한 대부분의 임직원이 줄줄이 회사를 떠났다. 결국 파멥신은 올해 3월 이사회를 열고 바이오사업과 타이어 유통사업 중단을 결정했다. 특히 파멥신의 타이어 유통사업(기존 좋은타이어)은 지난해 매출 88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92억원) 중 95.9%를 차지한 핵심 수익원이었다. 하지만 파멥신의 사업 중단 결정으로 타이어 유통사업마저 정리 수순을 밟게 된 셈이다.
신규 법인은 파멥신이 기존 타이어 유통사업 중단을 결정하기 전인 지난해 이미 설립돼 운영되고 있었다. 좋은타이어는 설립 첫해인 지난해 1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사업 기반도 갖춘 상태였다. 과거 같은 사업을 영위하며 파멥신에 흡수합병됐던 '좋은타이어'도 합병 당시 연매출 60억원 이상을 꾸준히 창출하던 알짜 회사였다.
업계에선 타이어뱅크 신규 법인 좋은타이어의 설립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파멥신의 상장폐지 우려가 커지던 시기에 별도 온라인 판매 법인이 설립됐다는 점에서 기존 타이어 유통사업 중단 가능성에 대비해 핵심 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미리 분리해 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파멥신은 핵심 매출원이었던 타이어 유통사업을 중단했고, 타이어뱅크는 신설된 좋은타이어를 통해 온라인 판매 사업을 이어가게 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계열사의 경영 위기 상황 속에 최대주주가 상장사 주주가치 보호보다 별도 법인을 통한 사업 연속성 확보를 더 우선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안정적인 매출을 일으키는 사업을 굳이 상장폐지된 파멥신에 둘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 가운데 파멥신의 존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삼도회계법인은 2025년 파멥신 감사보고서를 통해 상장폐지와 핵심 인력 이탈 등을 이유로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대해 유의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명시했다.
타이어뱅크는 온라인 판매 사업 강화를 위해 좋은타이어를 신규 설립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신규 법인이 과거 파멥신에 흡수합병된 좋은타이어와는 별개의 법인으로 운영 주체도 명확히 구분된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의 대표이사는 타이어뱅크 출신인 이현희 씨가 맡고 있다.
다만 타이어뱅크 측은 신규 법인과 기존 좋은타이어 사업과의 연관성 등에 대해서는 관련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타이어뱅크 관계자는 "신규 설립된 좋은타이어는 파멥신에 흡수 합병된 회사와는 별개의 법인"이라며 "좋은타이어는 온라인 시장으로 확대되는 타이어 유통업계 흐름에 맞춰 타이어뱅크의 100% 자회사로 설립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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