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K-뷰티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소비 트렌드가 단순 '뷰티'를 넘어 웰니스·롱제비티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소비자들이 건강·예방 중심의 웰니스 소비와 효능 검증을 중시하기 시작하면서 K-뷰티 역시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웰니스 뷰티'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노정균 코스맥스 전략마케팅 팀장은 자본시장 전문 미디어 딜사이트가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K-뷰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미국 소비자 심리 전환과 롱제비티·웰니스 스킨케어'를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노 팀장은 지난해 글로벌 뷰티 시장 규모가 728조원 수준으로 연평균 5.6%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미국 시장 규모는 148조원으로 글로벌 최대 시장으로 꼽힌다.
특히 미국은 K-뷰티의 최대 수출국으로 자리 잡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4월 누계 기준 K-뷰티 수출액은 44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1% 증가했다. 이 가운데 미국 수출 규모는 8억8460만달러로 약 19.7%를 차지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40.5%에 달했다.
노 팀장은 미국 시장이 아시아 시장과는 다른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중국·일본 등 아시아 시장은 스킨케어 제품 비중이 대체로 절반을 넘는 반면, 미국 시장은 스킨케어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다"며 "스킨케어·메이크업·헤어·배스·향수 카테고리가 고루 분포된 시장"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팬데믹 이후 이어진 미국 소비 트렌드 변화에도 주목했다. 팬데믹 기간 스트레스와 불안감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건강·회복·자기관리 중심으로 이동했고 피부 역시 '자기보존(Self-preservation)'의 영역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노 팀장은 "미시간대학교 설문조사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장기화 영향으로 소비 심리가 악화하면서 이달 소비심리지수가 1940년대 이후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다만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웰니스 카테고리는 여전히 지출 확대 의향이 유지되는 거의 유일한 영역이라는 점"이라고 짚었다.
이에 따라 미국 뷰티 시장도 기존 '안티에이징' 중심에서 '롱제비티'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롱제비티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 아프지 않고 활력 있는 상태로 젊음을 오래 유지하며 건강하게 나이 들어가는 것을 뜻하는 글로벌 메가 트렌드 용어다.
노 팀장은 이러한 메가 트렌드 속에서 K뷰티 역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기적인 주름 개선보다 피부 장벽 회복, 세포 기능 유지, 예방 중심 스킨케어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미국 소비자들이 임상 데이터와 시각적 증명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만큼, 향후 K뷰티 역시 과학 기반의 효능 검증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렌드 키워드로는 '스키니피케이션(Skinification) 2.0'을 제시했다. 스키니피케이션 2.0은 단순히 얼굴용 성분을 두피나 바디에 적용하는 단계를 넘어, 임상적 효과와 과학적 관리를 통해 전신 세포의 건강수명과 면역력을 끌어올리는 웰니스 뷰티 트렌드를 의미한다. 이와 함께 미국의 다인종 특성을 반영한 백탁 없는 하이브리드 선케어 제품과 스킨케어 개념을 접목한 헤어케어 등도 주요 트렌드로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노 팀장은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창업자 스토리와 브랜드 철학, 자발적 커뮤니티 형성 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브랜드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할 때 아쉬운 점은 오프라인 채널 입점만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미국 소비자들은 여전히 브랜드 로열티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창업자의 스토리와 브랜드 철학·가치가 중요하며, 이를 기반으로 자발적인 커뮤니티가 형성돼야 소비자 팬덤과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며 "여기에 임상으로 뒷받침되는 다양성 지원까지 갖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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