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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막았지만…성과급 배분 갈등에 노노갈등 분출
김주연 기자
2026.05.26 08:00:18
성과급 없는 DX 불만 속출…DS 비메모리 사업부도 합의안 부결 주장
이 기사는 2026년 05월 26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20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면서 유례없는 대규모 총파업이라는 최악의 결과는 막았지만, 오히려 이를 계기로 내부에 갈등의 불씨가 심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업부와 부문 간 성과급 격차와 배분 기준 등을 둘러싼 불만이 커지면서 향후 조직 내부의 갈등을 조율하는 것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20일 김영훈 고용노동부장관의 중재 끝에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이에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는 오는 22일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잠정 합의안의 부결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초기업노조 조합원의 대부분이 반도체부문(DS) 직원인데다, 이중 80%가 이번 합의의 가장 큰 수혜자인 메모리 사업부 소속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부결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DS부문과 세트부문(DX) 간 입장 차이가 큰 만큼 잠정합의안을 두고 잡음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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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부문의 경우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와 이번에 신설된 특별경영성과급을 모두 적용받게 된다. 이에 메모리 사업부는 인당 6억원,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는 1억6000만원 수준의 성과급을 받는다.


반면 세트부문(DX)의 경우 기존 성과급 상한이 유지된다. 사내 복지 혜택은 늘어나지만 타결금 명목으로 지급받는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가 전부다.


이 같은 성과급 격차로 노·노(勞·勞) 갈등도 격화되고 있다. 초기업노조는 당초 DX 직원들 중심으로 이뤄진 동행노조·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함께 공동교섭단을 꾸려 과반 노조 지위를 획득했다. 그러나 협상안이 DS부문 중심으로 꾸려지면서 동행노조가 교섭단을 이탈하기도 했다.


잠정합의안 도출 이후 오히려 내부 반발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동행노조는 잠정합의안이 마련됨에 따라 지난 21일 조합원 찬반 투표를 준비했지만 초기업노조가 동행노조에 "공동교섭단을 종료한 만큼 투표권이 없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이에 동행노조는 DX부문의 목소리를 반영해달라고 요구하며 투표 배제를 강행할 경우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상황이다.


일부 DX 직원들은 동행노조와 전삼노에 대거 가입해 잠정합의안에 반대표를 던지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동행노조 가입자는 기존 2600여명에서 1만2000명으로 5배 가까이 늘었다.


동행노조와 전삼노는 21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교섭은 임금 협상이 아닌 반도체 메모리 사업부 성과급 교섭으로 변질됐다"며 잠정합의안을 부결한 뒤 재교섭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갈등은 이번 잠정합의안으로 수혜를 본 DS부문에서도 번지고 있다. 메모리사업부와 '르팡'이라 불리는 파운드리·시스템LSI사업부 간 성과급 격차가 발생하면서다. 르팡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시스템LSI(르)·파운드리(파)사업부를 도둑 캐릭터인 '루팡'에 빗댄 은어다.


일명 르팡 조합원들은 "초기업노조가 르팡을 버렸다"며 초기업노조가 과반 노조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같은 DS부문임을 강조했다가 정작 협상 과정에서 비메모리 사업부를 배제했다고 항의하고 있다.


잠정합의안에 따르면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의 경우 올해는 성과급 재원 총액 중 DS 전체에 배분하는 40%를 온전히 받게 된다. 그러나 오는 2027년부터는 파운드리·시스템LSI 등 적자사업부에 대해서는 공통 지급률의 60%만 지급하기로 했다.


르팡 직원들은 이 부분을 두고 독소조항이라고 주장하며 잠정합의안을 부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오픈카톡방을 만들기도 했다. 이들은 "DX부문 직원들과 메모리사업부 위주의 합의안을 부결하는 데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재계에서는 이번 협상이 오히려 회사 내부에 갈등의 불씨를 남기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초기업노조가 협상 과정에서 내부 구성원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지적이다. 앞으로는 직원 간 깊게 패인 갈등의 골을 봉합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떠오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노조는 본인들의 요구 사항이 같은 동료들에게도 이익이 될 수 있다는 동의를 충분히 구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조직 내 남아있는 불씨를 해결하는 게 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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