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시프트업을 둘러싼 시장의 시선이 신작 파이프라인과 매출 집중도 우려를 넘어 임직원 스톡옵션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흐름을 이어가는 동안 일부 임원이 의무보유 기간이 풀린 직후 낮은 행사가로 확보한 주식을 매각해 차익을 실현한 사실이 부각되면서다. 회사의 장기 성장성과는 별개로, 일반 주주 입장에서는 앞으로 나올 미행사 물량에 대한 오버행 부담과 책임경영 신뢰 문제가 함께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프트업 임원 4명은 지난해 3월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총 18만1660주를 매각했다. 매각 규모는 약 106억원 수준이다. 민경립 CSO가 6만8160주를 팔아 약 40억원을, 안재우 CFO가 6만6760주를 매각해 약 39억원을 현금화했다. 유형석 개발총괄 이사와 유준석 CBO도 각각 약 20억원, 7억5000만 원 규모의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파악된다. 매각 단가는 주당 5만8000원대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는 공모가(6만원)에 근접한 수준의 가격이다. 상장 직후 주가가 비교적 방어되던 시기 시프트업의 핵심 인력들 선제적으로 이익을 챙긴 셈이다.
문제는 스톡옵션 행사가다. 민 CSO는 같은 날 15만주에 대한 스톡옵션을 행사한 뒤 이 중 6만8160주를 매도하고 나머지는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스톡옵션은 본래 임직원 보상과 장기 성과 연동을 위한 제도다. 하지만 주가가 부진한 구간에서는 낮은 취득가와 매도 차익이 일반 주주의 손실과 직접 대비되는 구조가 된다.
이미 차익을 챙긴 현직 임원들뿐만 아니라, 회사를 떠난 전직 임원마저 하락장에서 엑시트)를 예고하며 투자 심리를 더욱 얼어붙게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조인상 전 CHRO 사례가 시선을 끈다. 조 전 CHRO는 스톡옵션으로 30만주를 주당 200원에 취득한 뒤 이 중 15만3256주를 주당 3만9150원에 매도하겠다는 계획을 공시했다. 그는 지난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지만, 같은 해 11월30일자로 사임하면서 최대주주 측 특별관계자 지위에서도 제외됐다. 사내이사 선임 후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의 사임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해석 여지를 남긴다.
이렇다 보니 오버행 부담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시프트업 임직원의 스톡옵션 행사로 교부된 신주는 93만5720주로, 전체 발행주식의 약 1.5%에 해당한다. 평균 행사가액은 주당 418원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아직 시장에 나오지 않은 스톡옵션 잔여 물량까지 더해지면 실질적인 잠재 매도 폭탄은 훨씬 커진다. 주가 하락 구간에서도 임직원은 낮은 행사가를 바탕으로 차익 실현 여지를 갖는 반면, 일반 주주는 주가 약세와 잠재 매도 물량이라는 수급 부담을 동시에 떠안는 셈이다.
물론 임원 매각과 사임을 곧바로 회사 미래에 대한 부정적 시그널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스톡옵션 행사는 정해진 권리의 행사이고, 지분 매각도 개인의 자금 수요에 따라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문제는 시점이다. 시프트업 주가는 15일 종가 3만200원으로 1년 고점인 6만1400원 대비 50.8% 하락했다. 공모가 6만원과 비교해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임원들은 공모가 근처에서 발 빠르게 수십억 원의 차익을 실현한 반면, 그 이후 주가가 반토막 나는 과정에서 발생한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주주들의 몫이 됐다. 시프트업이 신작 파이프라인과 장기 성장성을 강조하는 국면에서 임원 보상은 먼저 현실화된 반면, 주가는 여전히 공모가를 크게 밑돌고 있다.
결국 이번 쟁점의 본질은 스톡옵션 제도 자체가 아니라 주주와 임직원 사이의 '온도차'에 있다. 신작 성과는 아직 숫자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일부 임직원의 차익은 이미 현실화됐다.
업계 관계자는 "스톡옵션은 성장 기업의 핵심 보상 수단이지만 주가 약세 구간에서 주요 임원의 매도가 반복되면 투자자 신뢰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시프트업이 밸류에이션을 회복하려면 신작 가시성뿐 아니라 주주와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맞춰갈지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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