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신세계I&C가 전기차충전소 사업을 접고 인공지능(AI) 관련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신세계그룹 단위에서 대규모 투자가 결정되면서 인력과 자금이 전략적으로 AI 관련 사업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I&C는 전기차충전소 사업을 이달 29일 지에스차지비에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전기차충전소 충전기·부속자산 일체를 270억원에 넘기는 계약이다. 처분 목적에 대해 회사 측은 "AI·클라우드 사업 역량을 집중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신세계I&C는 앞서 2024년 6월 이마트로부터 충전사업을 57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설비 투자에만 237억원을 투입했다. 인수 가격과 설비투자 금액을 합하면 투입된 비용은 총 294억원에 달한다. 이번 처분가격은 사업 인수 비용과 투자비조차 회수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헐값 매각에 나서는 이유에 대해 신세계I&C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매각 차액을 보고 결정한 게 아닌 장기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관점에서 결정한 사항"이라며 "이번 사업 매각을 통해 올해부터 즉각적인 영업이익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I&C는 그동안 신세계그룹 내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소 사업을 운영했다. 회사는 최근 전기차 충전소 사업이 단순 충전 사업이 아닌 배터리, 에너지를 결합한 사업으로 전환되고 있는 추세 속에서 핵심사업 역량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번 매각은 그룹 단위에서 추진하는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앞두고 결정된 사안이라 더 주목된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3월1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리플렉션 AI와 '한국 소버린 AI 팩토리 건립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MOU)'을 체결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협약을 통해 인프라 구축을 맡고 국내에 전력용량 250M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이는 국내에 건립됐거나 추진 중인 AI 데이터센터 가운데 최대 규모다.
100MW 이상의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가 건립되고 나면 신세계I&C는 본격적인 클라우드 사업자로 도약할 수 있다. 현재 신세계I&C는 연면적 3560평, 지상 6층의 전산동과 지하 1층 및 지상 3층의 사무동으로 구성된 김포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기업 내부 AI 챗봇 운영이나 AI 기반 이미지 분석 서비스 등은 가능하지만 AI 모델을 직접 개발하기에는 규모상 한계가 있다.
신세계그룹이 계획대로 전력용량 250M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면 신세계I&C는 단숨에 국내 최대 규모 데이터센터를 갖춘 클라우드 사업자로 부상할 수 있다.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은 첨단 IT 기업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데이터센터 공급량은 OECD 평균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아직 과제도 남아 있다. 일각에선 신세계I&C가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역량을 아직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력과 시스템 측면에서 보완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대규모 투자비용 마련 역시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이에 대해 신세계I&C 관계자는 "이번 사업 매각은 지난해 말에 결정된 것으로 그룹의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며 "데이터센터 운영 주체 등 구체적인 사항 역시 아직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