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26일 서울 여의도에서는 KB금융지주 주주총회가, 서울 중구에서는 신한금융지주 주주총회가 각각 열렸다. 장소는 달랐지만 두 금융지주의 주총장은 공통된 분위기를 보였다.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비과세 배당 기반 마련 등 공격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실제 주가 상승과 배당 체감으로 이어지면서, 과거와 달리 경영진을 향한 비판 대신 성과를 인정하는 발언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특히 KB금융지주는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처음으로 순이익 5조원과 시가총액 50조원을 동시에 달성했고, 신한금융지주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율 50%를 조기 달성했다. '숫자'로 확인된 성과가 주가 상승과 배당 확대 체감으로 이어지면서 주주총회 분위기 자체를 바꿔놨다는 평가다.
이날 KB금융지주 주주총회는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출석 주식 수 보고, 총회 성립 선언, 개회 인사 및 영업보고, 감사보고, 부의안건 심의 순으로 차분하게 진행됐다. 절차는 통상적인 흐름이었지만 주주들의 반응은 과거와 확연히 달랐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개회 인사에서 "2025년은 경제 성장 둔화와 대외 불확실성 확대 속에서 어려움이 있었던 한 해였다"면서도 "이 같은 환경 속에서도 KB금융은 금융지주 최초로 순이익 5조원과 시가총액 50조원을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AI 등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 구조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주주들도 성과를 체감하고 있었다. 2013년부터 KB금융지주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한 주주는 "작년 주총 당시 8만원 수준이던 주가가 현재 15만~16만원까지 올라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며 "정부 정책이 좋아서 그렇다고 하는데 사실 KB금융은 이미 해오고 있었던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정부 정책이 KB금융을 벤치마킹한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며 "KB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자본준비금 감액 안건에 대해서도 주주들의 호응이 이어졌다. 다른 주주는 "비과세 배당이 가능해지는 중요한 결정"이라며 "주주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수익률을 높이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메리츠금융지주 사례처럼 주가 상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신한금융지주 주주총회 역시 KB금융과 유사한 흐름 속에서 우호적인 분위기가 이어졌다. 주주들은 제1호 안건 논의 단계부터 진옥동 회장의 지난 임기를 평가하며 긍정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한 주주는 "지난 3년간 조용하고 일관된 리더십으로 조직을 안정시키고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등 그룹의 체질을 개선했다"며 "수익성과 주주가치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주주는 자본준비금 감액 및 이익잉여금 전입 안건과 관련해 "주주환원 정책을 지속 추진하고 기업 가치 제고 계획 달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익잉여금 전입 대상 자본준비금 중 관련법의 요건을 충족하는 금액은 향후 비과세 배당금 재원으로 사용 가능해지는 만큼 주주의 세후 소득 또한 증대시키는 내용으로 판단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주요 안건들은 별다른 반대 없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과거 주총장에서 반복되던 배당 확대 요구나 경영진 비판 발언은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말 회장 최종 후보에 추천된 진옥동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도 무난하게 가결됐다. 진 회장은 쏟아지는 칭찬에 "과분한 칭찬에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고 다소 쑥스러운 듯 짧게 답했다. 이후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서도 후보자들이 차례로 소개되며 주주들에게 인사를 건넸고 전반적인 절차는 큰 이견 없이 마무리됐다.
두 금융지주 모두 이날 비과세 배당을 위한 자본준비금 감액 등 상정한 안건을 모두 통과시켰다. 특히 KB금융지주는 자본준비금 7조5000억원을 감액해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한다. 신한금융지주는 9조9000억원 규모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옮길 계획이다. 진옥동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참석 주주 88.0%의 찬성으로 주총을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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