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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렬 풍력학회장 "부유식 풍력, '플랫폼 주권' 확보할 기회"
조은비 기자
2026.03.03 07:00:21
재생에너지 수출 8조원, 원전 10년치 압도… 국가전략산업 '홀대' 멈춰야
이 기사는 2026년 02월 27일 16시 3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상렬 한국풍력에너지학회 제10대 회장. (제공=풍력협회)

[딜사이트 조은비 기자]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제조업 수출액이 원전 수출보다 압도적으로 많다는 사실을 아는 국민은 많지 않습니다. 2023년 한 해에만 8조170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원전의 10년 누적 수출액(약 4조원)의 두 배에 달합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풍력을 '보조금 먹는 하마'로만 보며 규제의 늪에 가두는 것은 산업 주권을 포기하는 일입니다."


지난 23일 대전에서 딜사이트와 만난 김상렬 신임 한국풍력에너지학회장은 인터뷰 내내 '인식의 전환'을 촉구했다. 김 학회장은 특히 우리 조선·해양 기술력이 집약된 '부유식 해상풍력'이 반도체를 이을 차세대 국가 핵심 전략 산업이라고 확신했다.


김 학회장은 부유식 해상풍력이 우리나라 조선업의 '제2의 부흥기'를 이끌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과거 조선 3사가 해양플랜트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막대한 손실을 보며 피를 봤던 뼈아픈 경험이 이제는 독보적인 기술적 자산이 됐다"고 평가했다.


부유식 해상풍력은 거대한 발전기를 바다 위에 띄우는 일종의 해양플랜트 사업이다. 고정식과 달리 하부구조물(부유체) 제작과 계류 시스템 설치가 핵심인데, 이는 현대중공업(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우리 조선사가 전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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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유럽 선진국들이 선점한 고정식과 달리, 부유식은 아직 글로벌 상용화 초기 단계다. 우리가 앞선 조선 인프라를 활용해 먼저 대규모 실적(Track Record)을 쌓는다면 단번에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역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울산 '반딧불이' 프로젝트 등 부유식 풍력 사업의 수익성 우려에 대해서는 '공급망 부재'와 '기술 종속'을 근본 원인으로 꼽았다. 김 학회장은 "개발사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국내 기업을 찾았지만, 실증(Track Record) 데이터가 없다는 이유로 결국 비싼 외산 부품을 써야 하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풍력발전의 '심장'인 터빈의 해외 의존도를 꼬집었다. 과거 국내 조선사가 터빈 개발에 도전했으나 시장 형성 지연으로 실기(失期)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인허가가 지연되는 사이 터빈 가격만 1200억원이 폭등해도 개발사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위기는 부품 단에서도 나타난다.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다투는 메인 샤프트 제조사 태웅과 해저 혈관을 잇는 LS전선 같은 강소기업들이 즐비하지만, 국내 단지 조성이 늦어지며 이들이 내수 시장에서 실증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학회장은 해상풍력의 가장 큰 걸림돌로 10여개 부처를 일일이 찾아다녀야 하는 지루한 인허가 절차를 꼽았다. 이를 해결할 '해상풍력 특별법(해풍법)'과 인허가 단일 창구인 '원스톱 숍' 도입이 2026년 상반기 내에는 반드시 가동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인허가 지연은 곧 금융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며 "중국산 저가 공세에 안방을 내준 전기차 버스 사태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저풍속 지형에 최적화된 한국형 기술에 인센티브를 주는 '정교한 입찰 제도'가 도입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에너지의 93%를 수입하는 나라에서 바람이라는 자원은 수입 대체 에너지이자 핵심 안보 수단"이라며 "당장 눈앞의 비용에 매몰되지 말고 미래 국가 경쟁력을 위한 투자 관점에서 풍력 산업을 바라봐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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