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임초롱 기자] 금융위원회가 산하 민간 유관기관 및 공공기관 공개 업무보고에서 금융감독원을 제외하면서, 금융당국 내 금감원의 역할과 위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달 말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앞두고 진행된 금융위 산하 기관 업무보고에서 이찬진 금감원장의 대응 여부가 관전 포인트로 거론됐던 만큼, 최종 명단에서 금감원이 빠진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1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억원 위원장은 지난 12일부터 이틀간 산하 유관기관과 금융 공공기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첫날 비공개로 진행된 업무보고에는 한국거래소, 금융보안원, 서민금융진흥원, 예탁결제원 등 유관기관들이 포함됐지만, 금감원은 제외됐다.
금융기관 출자로 설립된 무자본 특수법인인 금감원은 금융위 지도 하에 금융시장을 감리·감독해왔으며, 그동안 매년 금융위에 업무보고를 진행해왔다. 이번 업무보고에서도 금융위는 당초 금감원을 대상 기관 명단에 포함시켰으나, 최종 단계에서 제외했다. 금융위는 지난해 말 대통령 업무보고 당시 금감원이 이미 상세한 보고를 진행해 이번 보고와 내용이 중복된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금감원은 이미 충분한 보고를 했고, 이번 업무보고는 당시 보고가 충분하지 않았던 기관들을 중심으로 진행된 것"이라며 금감원의 경우 일정 문제로 제외된 것임을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이 이찬진 원장의 영향력과 금융위와 금감원 간 관계 변화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해 대통령 업무보고 당시 금감원과 함께 참석했던 한국거래소와 금융보안원 등이 이번에도 업무보고를 진행한 반면, 금감원만 제외됐기 때문이다.
이찬진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사법고시 동기로 '실세 원장'으로 통한다. 금융위원장이 인사청문회를 거치는 장관급인 반면, 금감원장은 청문회를 거치지 않는 차관급 자리지만, 이 원장은 취임 이후 실무상 영향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금융위와 금감원 간 힘겨루기에서 이찬진 원장을 필두로 금감원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줬다는 풀이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제도적으로는 금융위가 정책을 수립하고 금감원이 금융 현장을 감독하는 역할 분담 구조다. 그러나 그동안 업무 중첩과 정책 집행 과정에서 엇박자가 난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이에 대통령은 취임 직후 대선 공약이었던 금융위와 금감원 통합을 포함한 금융당국 개편을 검토했으나, 이찬진 원장 취임 이후 해당 구상은 백지화했다.
대신 이달 말 예정된 공운위를 앞두고 금감원의 공공기관 재지정 여부가 다시 관심사로 떠올랐다. 금감원의 공공성·독립성 논란과 금융위와의 관계 설정 문제가 수년째 이어져온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이 때문에 이번 업무보고에서도 당초 이찬진 원장이 이억원 위원장에게 직접 업무보고를 하는 자리가 마련될 경우, 금감원의 정체성과 독립성에 대한 설명이 공공기관 재지정 논의와 맞물려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금감원 업무보고가 제외되면서, 이를 두고 오히려 이 원장의 영향력을 보여준 결정이라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업무보고 명단에서 금감원이 빠지게 된 데 대해 금융위와 금감원 간 관계 설정 등을 빗대서 보는 시각이 있으나, 그런 차원은 전혀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