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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빠진 독 처지…교보생명 '수혈 의존'
김정은 기자
2025.12.22 08:45:12
3년 대손 4783억원…교보생명 유상증자(4000억원) 규모 넘겼다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9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자산신탁 손실 및 유상증자 내역. (그래픽=딜사이트 김민영기자)

[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교보자산신탁이 부동산 부실로 인한 손실 확대로 모기업인 교보생명이 투입한 자본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최근 3년간 교보자산신탁이 인식한 순대손비용이 교보생명이 2021년 이후 단행한 자본 확충 규모의 상당 부분을 갉아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책임준공형 관리형 개발신탁에서 발생한 대손 부담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그 여파가 모기업 교보생명으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교보자산신탁의 최근 3년간 누적 순대손비용은 총 4783억원이다. 2022년 182억원에 그쳤던 순대손비용은 2023년 974억원으로 급증한 데 이어, 2024년에는 362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올해에도 3분기까지 누적 189억원의 순대손비용이 발생했다.


부동산 사업장 부실로 신탁계정대 투입이 확대되고 PF 대위변제가 늘어나면서 대손비용 부담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교보자산신탁은 2023년 375억원, 2024년 31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2025년 들어서도 적자 기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익 기반 약화 역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신규 수주가 급감했고 이에 따라 수수료수익도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교보자산신탁의 수주 실적은 2022년 1301억원에서 2023년 755억원, 2024년 502억원으로 줄었으며,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354억원에 그쳤다. 수수료수익 역시 2022년 932억원에서 2023년 825억원, 2024년 652억원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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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대손 부담은 모기업의 반복적인 자본 수혈 규모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교보생명은 교보자산신탁의 최대주주(지분율 100%)로서 2021년 이후 유상증자를 통해서만 4000억원을 투입했지만 최근 3년간 누적 순대손비용이 이를 웃돌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보자산신탁은 이달 9일 운영자금 확보와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해 178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는 교보생명이 2024년 6월 인수했던 신종자본증권을 소각할 예정인 데 따라 자본 감소가 예정된 것을 고려한 보완 조치다.


앞서 교보자산신탁은 2024년 6월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으며, 이 가운데 교보생명이 1780억원을 인수했다. 당시 모기업은 한 번 투입하면 사실상 회수가 어려운 유상증자 대신 콜옵션 등을 통해 향후 경영 여건이 개선될 경우 상환·소각이 가능한 신종자본증권을 택했다. 그러나 적자 구조가 이어지면서 자본 확충 효과가 사실상 소진됐고, 결국 신종자본증권 인수 규모와 맞먹는 수준의 유상증자가 불가피해졌다.


이때 해당 신종자본증권의 표면이자율은 7.85%로, 연간 이자 부담만 약 120억원에 달했다. 이번 소각은 고금리 신종자본증권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을 줄이는 한편 이를 교보생명의 유상증자로 대체해 자본 구조를 정비하고 NCR 하방 압력을 완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로 교보자산신탁의 NCR은 2024년 말 1306%에서 지난해 말 987%, 올해 3분기 말 694%로 빠르게 하락했다. NCR은 총위험액 대비 영업용순자본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신탁사의 재무건전성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다.


이 같은 구조는 신탁사 차원의 문제를 넘어 모기업의 재무 부담으로 직결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교보자산신탁의 대손 확대와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손실을 완충하기 위한 자본 확충 부담을 교보생명이 떠안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실제로 교보생명은 최대주주로서 교보자산신탁의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반복적인 자본 수혈에 나서고 있다.


교보자산신탁 관계자는 "올해 말 기준 자본은 33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되고 손실 리스크는 이미 대손충당금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며 "추가적인 리스크가 발생하더라도 교보생명과 교보금융그룹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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