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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소각 대신 매각 택한 코콤…·오너일가 '지배력·배당' 잡았다
박준우 기자
2025.12.19 08:00:17
재무 여력 충분한데도 특수관계자에 넘겨…배당 확대 효과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8일 06시 1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코콤'이 자사주를 오너 일가의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타특수관계자이자 오너 일가의 개인회사인 '코콤월드'에 자사주를 매각하면서다. 고성욱 회장 외 특수관계자의 지배력이 이미 공고한 상황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거래는 오너 일가의 배당 몫을 늘리는 효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코콤이 매년 꾸준히 배당을 이어오고 있는 만큼, 자사주가 오너 개인회사로 이전되며 배당 수취액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코콤이 자사주를 코콤월드에 넘기면서 오너 일가가 약 3억원가량의 배당금을 추가로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콤은 최근 자사주 60만주를 처분했다. 주당 처분가액은 3625원으로 총 처분금액은 21억7500만원이다. 이는 올해 3분기 말 기준 코콤이 보유하던 자사주 93만2563주의 64%에 해당하며, 발행주식수(1753만500주) 대비로는 3.4% 규모다.


코콤, 자사주 처분 개요. (그래피=신규섭 기자)

코콤이 보유했던 자사주는 2000년 5월부터 2004년 8월까지 약 4년간 취득한 물량이다. 당시 총 153만2563주를 사들였고, 이후 2015년 60만주를 한 차례 처분했다. 이번 매각은 그로부터 약 10년만에 이뤄진 것이다.


코콤이 자사주 매각에 나선 배경으로 '자사주 소각 의무화' 움직임을 꼽는다. 최근 정부가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향후 제도 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둔 대응이라는 설명이다. 정부가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3차 상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상장사들이 선제 대응에 나섰고, 코콤 역시 이에 따라 자사주를 처분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매각 이후 남은 자사주 33만2563주에 대해서는 소각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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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재무적 필요성 측면에서 자사주를 처분해야 할 만큼의 절박성은 크지 않았고,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도 최대주주 측의 지배력은 이미 충분히 공고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코콤의 현금성자산은 257억원에 달하는 반면 차입금은 없다. 같은 기간 유동비율은 368%로 재무여력은 넉넉한 편이다.


지배구조 역시 안정적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고성욱 회장 외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63.46%(1112만5293주)에 달한다. 발행주식의 절반 이상을 오너 일가가 보유한 셈이다. 주주명부상 한세전자가 16.9%로 고성욱 회장(16.3%)보다 높은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지만, 한세전자는 고 회장 일가가 지배하는 법인으로 분류돼 사업보고서상 실질 지배자는 고성욱 회장으로 명시돼 있다.


논란의 핵심은 자사주를 인수한 코콤월드의 성격이다. 코콤월드는 기타특수관계자인 코콤텍에서 분할돼 설립된 오너 개인회사다. LED 조명기기와 관광호텔 사업을 영위하는 코콤텍은 올해 4월 관광호텔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코콤월드를 출범시켰다. 지난해 말 기준 코콤텍의 오너 일가 지분율은 80%에 달한다.


현재 코콤월드의 대표는 고상호 씨로, 이사회는 고상호·고준호 사내이사 2인으로 구성돼 있다. 두 사람은 모두 고성욱 회장의 아들이다. 고상호 대표는 코콤 부사장을 겸직하고 있으며, 고준호 씨는 코콤의 등기·미등기 임원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다.


자사주 매각 시점과 가격 역시 시장의 의문을 키운다. 코콤월드는 2015년 자사주 매각 당시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동일한 물량을 취득했다. 2015년 코콤은 자사주 60만주를 93억원에 처분했으나, 이번에는 같은 수량을 약 22억원에 매입했다. 주가가 10여년 사이 1만4000원대에서 3000원대로 하락하면서, 동일 물량을 훨씬 낮은 금액에 취득할 수 있었던 셈이다.


고성욱 회장 외 특수관계자, 코콤 지분율 변화. (그래픽=신규섭 기자)

이번 거래로 오너 일가의 지배력은 기존 63.46%(1112민5293주)에서 66.86%(1172만7293주)로 상승했다. 최근 배당 기준(주당 500원)을 적용하면, 이번에 취득한 60만주로 연간 약 3억원의 배당금이 추가로 오너일가에 귀속될 전망이다. 코콤은 최근 3년간 주당 500원의 배당을 유지하고 있으며, 고성욱 회장 등은 올해 약 56억원 안팎의 배당금(배당결산일 2024년)을 수취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콤은 최근 10년간 2023년(배당결산일 2022년)을 제외하고 매년 배당을 실시해 왔다. 2023년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스마트홈·CCTV 시스템 등 주력 사업 실적이 부진해 26억원의 순손실을 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콤 관계자는 대주주 지배력이 공고함에도 자사주를 기타특수관계자인 코콤월드에 매각한 배경에 대해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짧게 말했다. 이어 오너일가의 배당 몫이 늘어났다는 점에 대해서는 "(향후) 배당을 했을 때의 문제"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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