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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장 대신 리스크 관리…SK온, 전기차 둔화에 포드와 이별
조은비 기자
2025.12.16 08:35:13
켄터키 공장 분리 '손실 관리' 효과, 고정비 감소 등 재무구조 개선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6일 07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블루오벌SK 테네시 공장 전경. (제공=SK온)

[딜사이트 조은비 기자] SK온이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 추진해온 배터리 합작법인 블루오벌SK(BOSK)의 구조를 재편한다. 테네시 공장은 SK온이, 켄터키 공장은 포드가 각각 100% 소유하는 방식이다. 이번 결정은 표면적으로는 지분 구조 조정에 그친 것으로 보이지만, 재무적 관점에서는 확장을 이어가기보다 고정비 부담 확대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관리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전기차 수요 둔화 국면에서 신규 공장 가동에 따른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 부담이 급증할 수 있는 구조를 정리했다는 평가다.


SK온과 포드는 그동안 테네시와 켄터키에 총 3개의 배터리 공장을 짓는 대형 합작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지분 구조는 50대 50이었지만, SK온은 회계 기준에 따라 블루오벌SK를 종속회사로 분류해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해 왔다. 이에 따라 합작법인의 자산과 부채, 차입금 등이 SK온의 연결 재무제표에 포함됐다.


그 결과 블루오벌SK의 대규모 투자 자산과 차입금이 고스란히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되면서, SK온의 재무 부담도 확대돼 왔다. 이번 구조 조정의 핵심은 이러한 연결 부담을 줄이는 데 있다. SK온에 따르면 글로벌 SK가 보유한 부채 가운데 미국 에너지부(DoE)로부터 조달한 ATVM 론만 약 10조원 규모에 달한다.


SK온 관계자는 "블루오벌SK의 장부상 자산은 약 18조원으로, 이 가운데 켄터키 1·2공장이 포함돼 있다"며 "켄터키 2공장은 부지 조성 및 외형 구축 단계에 머물러 있어, 실질적인 투자는 1공장에 집중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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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켄터키 공장 지분을 정리하면서 장부 기준 약 9조원 규모의 유형자산이 연결 대상에서 제외됐고, 이에 따라 SK온 연결 기준 부채도 수조원 규모로 축소되는 효과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SK온의 연결 기준 부채가 축소되면서, 향후 발생할 금융비용 부담도 상당 부분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년간 고정적으로 발생하던 이자 비용 부담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고정비 리스크 축소도 이번 구조 조정의 핵심 효과로 꼽힌다. 켄터키 공장은 올해부터 가동에 들어간 상태로, 업계에서는 연간 3000억원 이상 수준의 감가상각비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해왔다. 감가상각비는 가동률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비용이어서, 전기차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손익 부담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는 구조다.


이에 대해 SK온 관계자는 "이번 구조 조정을 통해 감가상각비를 포함한 고정비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며 "다만 구체적인 감가상각비 감소 규모는 현재로서는 제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고정비 리스크는 전기차 시장 환경 변화와 맞물리며 더욱 부각됐다. 미국 전기차 수요 증가율은 올해 1%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고, 지난 9월 말 전기차 구매자에게 제공되던 7500달러 세액공제가 종료되면서 10월 이후 판매량은 이전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전기차에 우호적이었던 정책·수요 환경이 빠르게 식으면서, 신규 공장의 가동률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여건이 조성됐다는 분석이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완성차 전용 배터리 공장의 가동률 불확실성이 커진 반면,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은 상대적으로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영향으로 미국 내에서 한국산 ESS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지만, 기존 합작(JV) 공장은 특정 완성차 전용으로 설계돼 있어 ESS 등 다른 용도로의 생산 전환이 사실상 어렵다.


업계에서는 SK온이 테네시 공장을 100% 보유하게 되면서, 향후 ESS나 타 완성차 업체 물량을 보다 유연하게 수주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지가 열렸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SK온은 이번 구조 조정을 두고 '결별'로 해석하는 데에는 선을 그었다. 합작 관계 자체가 종료된 것이 아니라, 공장별 역할과 운영 구조를 재정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SK온 관계자는 "테네시 공장은 포드의 대형 전기차 캠퍼스인 '블루오벌 시티' 내에 위치해 있어 포드향 물량 생산은 기존과 같이 이어진다"며 "다만 포드 물량 외에 발생하는 생산 여력을 ESS나 다른 완성차 업체로 배분할 수 있게 되면서, 공장 운영의 자유도와 의사결정 속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SK온은 이번 조정이 합작 전략 전반의 후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SK온 관계자는 "현재 추진 중인 현대차와의 배터리 합작 프로젝트는 계획대로 진행 중이며, 다른 합작 사업에 대한 구조 조정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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