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제주항공이 영업 컨트롤타워격인 커머셜본부장직을 수개월째 비워둔 채 인사를 미뤄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 최근 들어 경쟁사인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의 거센 추격으로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1위 자리가 위태로워지는 등 구조적 쇄신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후임 인선을 두고 장고에 빠진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정재필 전 커머셜본부장(상무보)가 지난 8월 말 퇴임한 이후 3개월 가까이 해당 자리를 비워두고 있다. 정 전 상무보는 아시아나항공 영업전략1팀장직을 거친 뒤 2023년 제주항공에 합류해 약 2년 반 동안 커머셜본부를 이끌었다.
제주항공이 올해 초 정 전 상무보를 이사회에 입성시키며 힘을 실어줬지만 돌연 그가 회사를 떠나면서 업계에서는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정 전 상무보는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임명됐다. 당시 제주항공이 2024년 말 발생한 여객기 사고 이후 여객 수송에 타격을 입은 탓에 영업총괄 책임자인 정 전 상무보를 의사결정 라인에 투입시켰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정 전 상무보의 업무 공백은 현재 김이배 대표이사가 직접 메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커머셜본부는 항공 노선 영업 및 판매계획 수립, 관리 등 제주항공 수익 창출의 핵심 축으로 기능하는 조직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정 전 상무보가 제주항공이 외부에서 공들여 영입한 인재로 통했던 만큼 그의 퇴임을 둘러싼 의구심이 커지는 양상이다. 특히 정 전 상무보의 전 직장이 김이배 대표와 같은 아시아나항공이라는 점에서 두 사람이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적지 않았.
정 전 상무보의 이탈에는 최근 들어 급격히 나빠진 제주항공 실적 지표가 압박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올해를 기점으로 제주항공이 감축 운항 및 고환율, 여객수요 둔화 등 연쇄 악재를 견디지 못한 채 LCC 업계 선두 지위를 경쟁사에 내줄 처지에 내몰려서다.
먼저 여객수 면에서 2위 진에어에 추월될 위기에 직면한 대목이 뼈아프다. 국토교통부 항공운송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까지 제주항공 국내·국제선을 이용한 여객수는 총 1008만2584명으로 진에어(937만5032명)를 간신히 앞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제주항공 여객수가 1116만9985명으로 진에어(917만2044명)보다 200만명 가량 많았던 것과 대조적인 양상이다.
무엇보다 통합 LCC 3사 출범 이전부터 제주항공이 1위 타이틀을 위협받게 되면서 위기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실제 진에어는 오는 2027~2028년 중 에어부산·에어서울과 합병 출범할 예정인데 자연스레 제주항공은 LCC 시장 주도권을 뺏기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실정이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티웨이항공에 뒤처지게 됐다. 올 1~3분기 제주항공 누적 매출액은 1조1053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티웨이항공은 1조2742억원에 이르는 매출을 올리며 제주항공을 따돌렸다. 현재 양사가 보유, 운행 중인 항공기는 45대로 동일한데 티웨이의 경우 전체 기재의 3분의 1 가량을 A330-200 등 중대형기(13대)로 배치해 공급 우위를 점하며 빠른 속도로 외형을 불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AK홀딩스 관계자는 "정재필 전 상무보 후속 인사와 관련해서는 아직 정해진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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