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안으로 선보일 확장현실(XR) 헤드셋이 국내에서 안전인증(KC)을 마쳤다. 업계는 이 제품이 흥행 자체를 목표로 한 기기라기보다 스마트 안경 등 차세대 XR 기기로 나아가기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3일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에서 'SM-I610'의 모델명을 갖춘 기기에 대한 KC 인증을 획득했다.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 대상 '안전확인대상 전기용품'으로 분류, '노트북컴퓨터 유사기기'라는 품목으로 '적합' 판정을 받았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KC 인증을 부여받은 기기는 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코드명)'으로 보인다. 지난 5월에는 해당 기기가 벤치마크 플랫폼 긱벤치 데이터베이스에 등장, 해외 IT 매체에서는 이를 삼성전자가 구글, 퀄컴과 함께 개발 중인 프로젝트 무한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프로젝트 무한은 지난해 애플이 선보인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처럼 가상현실(VR)과 현실 세계를 결합한 몰입형 경험을 제공하는 기기다. 사용자는 가상 공간에서 영상 콘텐츠를 감상하거나 3D 그래픽을 다루고, 현실 공간에서는 정보나 콘텐츠를 겹쳐보는 증강현실(AR) 기능까지 활용할 수 있다.
시제품은 지난 1월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처음 공개됐다. 이후 이달 9일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언팩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은 프로젝트 무한과 관련해 "혁신 제품이라는 카테고리 내에서 제품 완성도 높이는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다"며 "연내 출시가 목표"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오는 9월로 내다보고 있다.
프로젝트 무한은 퀄컴의 '스냅드래곤 XR2+ 2세대' 칩셋을 장착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칩은 Cortex-A78C 코어 6개를 탑재했으며, 2개는 2.36GHz, 나머지 4개는 2.05GHz로 작동한다. 이 칩에는 게임과 높은 주사율의 3D 환경에 최적화된 아드레노 740 GPU도 포함된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XR 기기 개발뿐 아니라 콘텐츠 경쟁력 확보에도 주력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애플은 비전 프로를 출시하며 주목받았지만 3500달러(약 512만원)에 달하는 높은 가격과 킬러 콘텐츠 부족이라는 평가 속에 판매 부진을 겪었다. 이를 고려해 삼성전자는 그동안 국내 IT 기업 등과 XR 콘텐츠 개발 협력을 진행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근 네이버가 올 하반기 안드로이드 기반 XR 플랫폼을 공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프로젝트 무한에서 K팝, 버추얼 아티스트, 치지직 스트리밍 등 네이버의 다양한 XR 콘텐츠를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 16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오한기 네이버 리얼타임엔진 스튜디오 리더는 "네이버의 XR 플랫폼은 프로젝트 무한에 포함할 계획"이라며 "주력으로 제공할 콘텐츠는 치지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무한의 흥행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이를 스마트 안경 등 차세대 XR 기기로 넘어가기 위한 징검다리로 보고 있다. 무한을 통해 하드웨어 완성도와 안드로이드 XR 생태계 경험을 쌓고, 내년 공개 예정인 스마트 안경을 앞세워 XR 시장에 본격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노 사장은 최근 언팩에서 스마트 안경 개발 여부를 묻는 질문에 "XR 글라스 경우 더 폭넓은 사용성과 다수의 파트너십을 고려해야 한다"며 "여러 기획과 개발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XR 헤드셋인 무한은 XR 시장 진입을 위한 테스트베드에 가깝고, 실제 승부처는 스마트 안경"이라며 "무한을 통해 XR 기기의 경쟁력과 시장 반응을 점검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한의 출시 시점은 올 3분기가 유력한 반면 스마트 안경은 아직 개발 초기 단계로 알고 있다"며 "무거운 헤드셋보다는 가볍고 일상에서 착용 가능한 안경형 XR 기기가 대중화에 더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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