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김규희 기자] 신협중앙회가 하반기 중형 사모펀드(PEF)를 대상으로 출자사업에 착수한다. 총 3개 위탁운용사(GP)를 선발해 각 펀드당 500억원 이하로 자금을 내어줄 계획이다. 몇 년 전까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주도하는 사모펀드 LP(유한책임사원) 시장의 바톤을 신협중앙회가 넘겨받은 분위기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협중앙회는 추석 전까지 블라인드 PEF 중형 부문 GP를 선정할 계획이다. 통상 제안서 접수부터 GP 선정까지 두 달 가량 소요되는 것을 고려하면 현재 진행 중인 소형 부문 GP 선정을 완료하는 데로 사업이 시작될 전망이다.

운용자산 기준 8000억원에서 2조원 이하의 중형사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지원 대상의 범위가 넓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투자 조건 등은 최근 착수한 소형 부문과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 소형 부문의 경우 바이아웃(경영권인수)부터 그로쓰캐피탈(성장전략), 크레딧 등 투자 전략에는 제한을 두지 않았다. 여기에 투자확약서(LOC) 발급도 지원 조건으로 넣어 매칭 성격으로 이뤄진다.

당초 신협중앙회는 중·소형 GP를 동시에 선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출자규모 등 중형 부문 세부 조건을 두고 내부 논의가 길어지면서 우선적으로 소형 부문 GP 선정에 착수했다. 정통한 관계자는 "신협중앙회가 추석 전까지는 중형 부문 GP 선정을 마무리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며 "3개 이내로 GP를 선정해 최대 500억원씩 내려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당초 중·소형 GP를 동시에 선정할 계획이었는데 내부 논의가 길어지면서 소형 부문 스타트를 먼저 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신협중앙회는 올해 들어 PEF와 벤처캐피탈(VC) 등 대체 투자 분야에 힘을 쏟고 있다. 처음으로 PEF·VC 대상으로 공개 출자사업을 진행한 데 이어 연간 출자규모도 확대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에 신협중앙회는 수시출자 형태로 자금을 내려줬다. 신협중앙회의 부상은 상대적으로 2~3년 전까지 관련 생태계의 신흥 유동성 공급자였던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쇠퇴와 대비된다. 

대체투자 사업을 크게 늘리며 핵심 LP로 추앙받던 새마을금고중앙회는 2023년 PEF 리베이트 사건이 벌어지고 검찰이 관련 경영진과 기업금융부 관계자, 뇌물 제공자들을 구속 수사하면서 사업이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 전 새마을금고 회장은 이와 관련해 금품수수 혐의 재판을 3년째 받고 있는데 지난 4월 대법원이 2심 유죄 선고 중 일부를 무죄로 보고 사건을 원심으로 돌려보내면서 이달 26일에 파기환송심이 진행된다.

올해 상당수의 중소·중견 하우스들이 펀딩에 돌입한 만큼 이번 신협중앙회 콘테스트에서도 각축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대부분의 대형 하우스들이 펀딩을 마무리하면서 현재 조 단위에 미치지 못하는 수천억원 규모 펀딩 경쟁이 치열한 양상이다. 올해 들어 펀드레이징에 시동을 건 H&Q코리아와 이음PE, 제네시스PE, JKL크레딧 등의 하우스 대부분은 3000억원~7000억원 규모를 목표로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한편 신협중앙회는 오는 17일까지 소형 부문 출자사업 제안서를 받는다. 이어 26일 서류심사를 거쳐 내달 3일 프레젠테이션(PT)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종 운용사 선정은 여신투자심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8월7일 발표할 계획이다. 소형 부문에서는 펀드당 최대 300억원을 출자할 예정으로 최종 선정 GP 수는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