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상장 2년차를 맞은 결핵백신 전문기업 '큐라티스'의 최대주주가 변경되면서 소액주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경영정상화에 대한 기대감보다 기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감 탓이다. 특히 새로운 최대주주를 대상으로 한 고금리 전환사채(CB) 발행까지 추진되면서 향후 이자 부담에 따른 백신개발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큐라티스는 최근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조관구 및 특수관계인 5인에서 피스투에스코리아 외 1인으로 최대주주를 변경했다.
피스투에스코리아가 41억2000만원 규모의 유증에 참여함에 따라 큐라티스 지분 10.6%(500만주)를 확보했다. 피스투에스코리아는 지난 9월 큐라티스 사내이사로 선임된 김성준 피스투에스코리아 대표가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으며, 부동산 투자 및 컨설팅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김 대표는 개인적으로도 큐라티스 지분 0.1%(4만8662주)를 보유 중이다.
최대주주가 변경되자 소액주주들은 경영정상화에 대한 기대감보다 기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감을 내비치고 있다. 상장 2년차 기업이 한정 의견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경영난에 따른 최대주주 변경까지 이뤄졌기 때문이다. 앞서 삼정회계법인은 큐라티스에 대해 상반기 감사의견 한정을 결정했다. 기술이전 당시 체결한 비용 지급 조건이 문제가 됐다. 또 계속기업으로의 존속 여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큐라티스는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 91억5000만원, 순손실 150억원을 기록했다. 결손금도 1970억원에 달한다. 적자가 지속되면서 또 다시 자본잠식 위기에도 봉착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자본금은 212억원, 자본총계는 228억원이다.
상반기 감사의견 한정으로 인해 환기주의종목으로 지정되자 기존 최대주주였던 조관구 전 대표이사는 지난 8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자리를 이진희 바이오연구소장이 잠시 맡았지만 한달 만에 손재호 대표로 변경됐다. 손 대표는 현 최대주주 피스투에스코리아의 전신인 엘화이버코퍼레이션 부사장 출신이다. 실질적 최대주주인 김성준 피스투에스코리아 대표와 과거 플렉센스 부사장으로 같이 근무하며 인연을 쌓은 것으로 보인다.
소액주주들은 손 대표가 과거 몸담았던 기업 일부가 상장폐지 또는 거래정지된 상태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그가 부사장을 지냈던 폴루스는 상장폐지됐으며, 제일바이오는 현재 거래중지 상태다.
피스투에스코리아가 큐라티스의 경영권을 확보한 직후 고금리 전환사채(CB)를 발행한 것도 주주들의 불안감을 높이는 요소 중 하나다. 큐라티스는 150억원 규모의 4회차 CB를 피스투에스코리아를 대상으로 발행키로 했다. 해당 자금은 2025년~2026년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눈에 띄는 점은 높은 이자율이다. 표면이자율은 0%이지만 만기이자율은 7%에 달한다. 사채 만기일인 2030년 2월5일까지 원금의 141.4778%인 212억원을 갚아야 하는 셈이다. 이자만 62억원 수준이다. 연이자 환산하면 약 12억원 수준으로 줄어들지만 현재 큐라티스의 재무구조상 이마저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큐라티스는 그동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으로 매출을 확보해왔지만 지난해 주요 수주처인 원진바이오테크놀로리와 갈등까지 불거지는 등 마땅한 돌파구가 찾아지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CB 풋옵션을 발행일로부터 1년이 되는 2026년 2월5일부터 행사가능하도록 했다. 이때 조기상환수익률은 분기 단위 연 복리 7.0%에 달한다. 이에 따라 피스투에스코리아가 2026년 2월5일 조기상환을 청구하면 조기상환율은 107.1859%이지만 5월5일 109.0616%, 8월5일110.9702%, 11월5일 112.9122%로 3개월마다 빠르게 증가하게 된다.
이 때문에 주주들은 향후 이자부담에 따른 자산매각 등이 이뤄지고, 결국 회사의 성장동력이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딜사이트가 큐라티스에 새 최대주주의 고금리 CB 발행'의 배경과 향후 백신개발 계획 등을 묻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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