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서울 강남구 하이엔드 주거시설 '오데뜨오드 도곡'의 분양물량이 대거 미분양돼 건물 전체가 공매에 부쳐졌다가 바로 취소됐다. 건물을 점거하고 있는 일부 철거업체들의 반대로 공매 진행이 보류된 탓이다. 건물이 낙찰돼야 대주단이 자금을 회수하고 시공을 맡은 DL이앤씨도 공사잔금을 받을 수 있는데 이해관계자들의 불협화음으로 새주인을 찾기 위한 공매절차 진행이 차질을 빚는 모양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오데뜨오드 도곡'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일원에 위치한 소형 하이엔드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특수목적기업(SPC)인 도곡닥터스가 시행하고 DL이앤씨가 시공을 맡았다. '오데뜨오드 도곡'은 2020년 말부터 분양을 진행했으나 2023년 7월 준공까지 대부분 물량이 미분양되면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다.
'오데뜨오드 도곡'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 946-11번지 일원에 지하 6층~지상 20층 전용면적 31~49㎡, 총 86가구로 조성된 도시형 생활주택이다. 이 단지는 상위 1%를 위한 소형 럭셔리 주거상품으로 기획돼 명품급 마감재 및 가구, 프리미엄 가전을 갖추도록 기획됐다. 또 헬스장, 골프 연습장, 사우나 등 호텔급 커뮤니티 시설 아니라 발레파킹, 하우스키핑, 최상급 조식 등 컨시어지 서비스까지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오데뜨오드 도곡'은 당시 높은 분양가와 도시형 생활주택에 대한 수요 부족 등으로 분양 흥행에 실패했다. '오데뜨오드 도곡'의 3.3㎡(평)당 분양가는 7299만원으로 가구당 분양가가 14억6507만원에 달해 인근의 강남 재건축 아파트보다 가격이 더 높게 형성됐다. 비슷한 시기에 강남 재건축단지인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가 평당 분양가가 5273만원, '디에이치 리클라스'가 4892만원이라는 점을 비교하면 확연히 비싼 값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게다가 '오데뜨오드 도곡'을 개발할 초기 당시에는 도시형생활주택이 세제 혜택 등으로 '붐'이 일면서 인근에 공급 물량이 많았다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당시 강남구를 중심으로 고급형 도시형생활주택이 8곳 이상 분양되면서 수요가 분산됐다. 또 '오데뜨오드 도곡' 준공될 당시 전세사기에 대한 우려 분위기가 확산돼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인기가 크게 꺾였으며, 분양시장도 침체되면서 결국 분양률이 겨우 한 자릿수 정도에 그쳤다.
이에 최근 '오데뜨오드 도곡'의 대주단은 미분양 문제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자 건물 전체에 대한 공매를 신청했다. 당시 도곡닥터스와 438억원 규모 계약을 맺고 시공을 맡은 건설사 DL이앤씨도 공사비 일부를 정산받지 못했다.
'오데뜨오드 도곡'의 시행을 맡은 SPC인 도곡닥터스는 개발 당시 신한자산신탁으로부터 PF자금 명목으로 670억원을 차입했으며, 최근 만기가 도래했지만 이를 상환할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도곡닥터스는 2021년 말 기준 자본금이 마이너스(-)148억원의 자본잠식 상태였고 자금 회수 난항으로 현재까지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대주단의 우선수익자 의사에 따라 지난 6일부터 '오데뜨오드 도곡' 공매가 진행됐다. 공매는 다음달 11일까지 총 5회 차에 걸쳐 일괄 매각 방식으로 진행되는 방식이며, 1회 차 최저 입찰가는 1829억5700만원이다.
그러나 '오데뜨오드 도곡'이 1회차 공매가 유찰되고 2차 공매가 이어지려던 시점에서 대주단의 요청에 따라 일시 중단됐다. 현재 철거업체가 일부 공사대금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해당 건물을 점거하고 있어 공매 절차의 정상 진행이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주단은 해당 철거업체와의 협의를 마친 후 공매를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공매가 재개되더라도 현재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선호가 낮아진 상태에서 적당한 낙찰자를 찾는데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1회차 공매에서 입찰참가자는 아무도 없었다. 또 강남구에 위치한 입지 특성상 초기입찰가가 높아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도 유찰 우려를 더한다.
신한자산신탁 관계자는 "현재 오데뜨오드 도곡은 우선수익자의 요청에 따라 2차 공매 진행 전 중지 결정이 내려진 상태"라며 "추후 우선수익자의 의견에 따라 공매가 재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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