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내년 동국제강의 지주사가 출범하면서 브라질 CSP 제철소 관련 신디케이션론 부담도 덜어질 전망이다. 사업 사회사 두 곳으로 부채를 각각 이관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 중인 매각 작업을 마무리하면 일반 차입금으로 전환해 신디케이션론 약정도 끝날 것으로 관측된다.

20일 동국제강에 따르면 내년 지주회사 동국홀딩스와 철강 사업회사 동국제강, 동국씨엠으로 분할하면 기존 브라질 CSP 제철소 관련 신디케이션론은 두 철강 회사가 각각 부담한다. 

동국제강 측은 "에비타(EBITA) 비율대로 분배한다"며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은 78대 22 비율로 분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동국제강은 브라질 고로 사업 진출을 위해 2008년 현지 기업 발레와 공동 투자해 법인 CSP를 세웠다. 브라질 CSP는 5조원 이상의 사업비를 투입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사업 진행 중에 포스코가 브라질 고로 사업 투자를 결정하면서 포스코에 CSP 지분 일부를 넘겼지만, 동국제강의 투자 부담은 매년 커졌다.

동국제강은 브라질 제철소 투자를 완료하기 위해 산업은행의 도움을 받기로 한다. 이미 5200억원 이상을 투자한 가운데, 지난 2014년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을 정도로 심각한 재정압박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두 개 이상의 은행과 공통의 조건으로 일정금액을 융자해주는 신디케이션론 약정을 체결하고, 3485억원을 대출받았다.

지난 8월 동국제강은 CSP를 브라질 현지 기업 아르셀로미탈에 매각하기로 했다. 브라질 독점방지감시기구의 심사 결과만 나오면 매각 작업은 종료된다. 매각시 CSP에 제공한 대규모 지급보증은 모두 사라지지만 동국제강이 상환해야 할 신디케이션론은 여전히 남아있다. 

3분기 기준 동국제강이 갚아야 하는 차입금은 1638억원이다. 지주사 전환 이후에는 자회사 동국제강이 1278억원, 동국씨엠이 360억원을 각각 부담하게 된다. 

분할 이후 자회사 동국제강에 차입금 부담이 몰렸으나, 이번 인적분할에서 동국제강에 가장 많은 자산이 넘어갈 예정이기 때문에 재무적 압박은 덜한 편이다. 분할 계획서에 따르면 2435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자회사 동국제강으로 이관될 예정이다. 이는 분할 전 동국제강 현금 및 현금성자산의 절반 수준이다.  

CSP 매각을 완료하면 신디케이션론은 일반 차입금으로 변경된다. 앞서 산업은행 등은 신디케이션론 약정을 체결하면서 ▲부채비율 200% 이하 ▲에비타/이자비용 1 이상 유지 등 두 가지 조항을 동국제강에 요구했다.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기한이익 상실 조건에 따라 바로 대출금을 상환해야 한다. 일반 차입금으로 변경되면 해당 약정도 해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연 3.69~4.17%에 달하는 신디케이션론 이자율도 향후 조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연 이자율을 지금보다 높일지, 낮출지는 금융기관과 협의를 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