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재민 기자] 순항 중이던 신세계푸드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1년 새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가 비축해둔 재고자산 규모가 급증하면서 운전자본(재고자산+매출채권-매입채무) 부담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시장은 식품회사 특성상 재고 확대가 폐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데다 대내외 시장환경이 불안한 모습을 모이고 있는 만큼 당분간 회사 측이 감당해야 할 비용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6776억원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고, 같은 기간 회사가 벌어들인 순이익(109억원) 역시 24.5% 늘어났다. 인플레이션 및 경기 침체 영향에도 외형 성장과 수익 개선에 어느 정도 성공한 셈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순이익이 증가했음에도 회사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큰 폭으로 감소했단 점이다. 올 상반기 신세계푸드가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은 93억원으로 전년 동기(651억원) 대비 86.6%나 줄었다. 심지어 같은 기간 213억원의 자본적지출도 발생한 탓에 회사의 잉여현금흐름(FCF)는 마이너스(-) 149억원으로 음수로 전환됐다.
이러한 결과는 운전자본 부담이 크게 불어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올 6월 말 기준 신세계푸드의 운전자본 규모는 1860억원으로 전년 대비 26.3%나 커졌다. 이 회사가 재고자산 규모를 1년 새 41.7%(353억원, 847억원→1200억원)나 늘렸기 때문이다.이를 두고 회사 측은 원재료 값 인상, 원∙달러 환율 상승 등 외부 이슈가 낳은 결과인 만큼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급격히 불어난 재고자산이 향후 신세계푸드의 수익 창출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국내외 시장 환경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다, 식품회사 특성상 재고 관리 실패가 폐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당분간 비용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제 소맥, 옥수수 가격만 봐도 6월에 피크를 찍고 조정을 거치는 듯 하더니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처럼 불안한 시장 상황 속에서 식품회사의 재고 규모가 불어나고 있다는 점은 비용 리스크를 함께 짊어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경기침체 역시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수요예측도 쉽잖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용평가사 연구원 역시 "당분간은 운전자본 확대로 인한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재고 확대로 인한 비용 부담이 장기적인 재무 리스크를 야기할 가능성은 낮지만 회사 측이 어떤 방법을 통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을 개선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재고자산 증가는 대부분의 식품회사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라며 "재고의 양(量) 자체가 심각하게 불어난 것은 아닌 만큼 관련 비용 및 리스크 역시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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