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2재정비촉진구역(북아현2구역) 재개발 사업이 각종 소송 리스크와 공사비 증액 압박 속에서도 사업 추진을 위한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이번 조달은 관리처분 인가 이후 본격적인 이주와 철거를 앞둔 시점에서 사업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브릿지론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특수목적법인(SPC) '리에스제오차'는 최근 제1회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해 총 1100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이 자금은 북아현2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에 대출 형태로 실행될 예정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만기 구조다. 이번 ABCP의 만기는 오는 10월 12일로 약 6개월 수준의 단기물이다. 시장에선 이를 두고 조합이 이주와 철거를 준비하고 사업 시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제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연결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북아현2구역 재개발 사업은 내우외환에 시달려 왔다. 특히 이른바 '1+1 주택' 공급 취소를 둘러싼 갈등이 사업의 발목을 잡았다. 조합이 대형 평형 1가구 대신 중소형 2가구를 받는 공급 방식의 신청 조건을 변경하자 일부 조합원이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 취소 소송 등 법적 공방이 이어지며 사업 지연 우려가 고조됐다.
그러나 최근 사법부가 조합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달 초 법원은 추가 1주택 취소와 관련한 분쟁에서 조합의 판단이 적절했다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다. 법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면서 관리처분 인가 절차를 재추진할 수 있는 명분이 커진 셈이다.
공사비 부담은 여전히 넘어야 할 산으로 남아 있다. 북아현2구역의 공사비는 지난 2020년 3.3㎡(1평)당 490만원 수준이었으나 2023년 748만원으로 조정됐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부담이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착공 직전 시공사가 한 차례 더 공사비를 올릴 수 있어 삼성물산·DL이앤씨 컨소시엄과 조합의 추가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ABCP 만기가 오는 10월 도래하는 만큼 조합이 적어도 연내 이주 개시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단지 특성상 이주에도 6개월 안팎의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에 사전 자금조달은 관리처분인가 직후 신속하게 이주비를 집행해 사업의 가시성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북아현2구역은 서대문구 북아현동 일대 12만 4270㎡를 재개발해 지하 3층~지상 29층, 28개 동, 총 2350가구 규모의 대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하철 2·5호선 충정로역과 2호선 아현역을 끼고 있는 '더블 역세권' 입지로 북아현 뉴타운 내에서도 대장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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