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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IPO 향한 '무리수'...원인은 주주 압박?
노우진 기자
2021.08.27 08:11:24
적자 상태의 IPO와 성급한 요금 인상, 외부 투자자 압박 때문이라는 의견 나와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5일 15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기업공개(IPO)에 박차를 가하는 카카오모빌리티의 행보에 업계에서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무리수'에 가까운 카카오모빌리티의 IPO 강행에 대규모 외부 투자자들의 압박에 의한 조급한 행보가 아니냐는 시선을 받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명성과는 다르게 현재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가파르게 성장하는 매출에 반해 여전히 영업 손실 상태에 머물러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성장성에 대해서는 고개를 끄덕일 수 있더라도 투자 가치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던져진다. 


최근 적자 기조 해결을 위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요금제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이 역시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결국 철회했다. 업계에서는 업계 현실과 이해관계 등을 고려하지 못한 무리한 행보였다고 꼬집는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성공적으로 주식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일부 주주들의 입김에서 벗어나 건전한 수익성 개선을 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모빌리티 산업은 밀접하게 연관된 업계들과의 상생이 중요한 만큼 카카오모빌리티의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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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조원' 투자 유치한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는 23일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상장 계획을 담은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냈다. 다음달 주관사를 선정할 전망이며 본격적인 상장 절차를 시작한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내년 증권 시장 입성을 목표로 한다고 알려졌다.


업계와 투자자들은 투자의 기본이 되는 기업 실적에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17년 카카오에서 분사한 후 현재까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2800억원으로 전년대비 167%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영업손실 129억원으로 적자 상태에 머물렀다. 연결 회사를 제외한 카카오모빌리티의 2020년 별도 실적은 매출 2112억원, 영업손실은 141억원이다. 전년대비 매출은 117% 늘어났지만 여전히 적자 기조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17년 분사 당시 사모투자펀드(PEF) TPG컨소시엄으로부터 5000억원을 투자받았다. 이어 본격적인 성장 산업으로 기대를 모으며 잇달아 외부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지난 2월 칼라일 그룹으로부터 2200억원, 4월에는 구글로부터 565억원, 6월에는 TPG컨소시엄과 칼라일 그룹으로부터 재차 14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달에는 LG로부터 1000억원, GS칼텍스로부터 300억원 투자를 받으며 1조원이 훌쩍 넘는 투자금을 모았다.


최대 주주였던 카카오의 지분율은 지난해 말 69.21%에서 지난달 기준 58.6%로 줄었다. TPG컨소시엄이 29.6% 지분으로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칼라일 6.3% ▲LG 2.5% ▲구글 1.6% ▲GS 0.8% ▲기타 0.7% 순이다.


◆ 바빠진 자금 회수 시계


굵직한 자금을 확보한 만큼 카카오모빌리티의 투자 회수 시계는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다. 아직 비즈니스 관점에서 무르익지 않은 카카오모빌리티가 IPO에 속도를 내는 것이 빠른 자본 회수를 위한 주주들의 압박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TPG의 행보가 주목을 끈다. 2대주주인 TPG는 카카오 계열사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TPG는 지난해 카카오뱅크 유상증자에도 참여했는데 1064만주를 배정 받았다. 주당 발행가격은 2만3500원으로 TPG는 2500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지난 6일 카카오뱅크가 상장하며 TPG는 상당한 이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뱅크의 공모가는 3만9000원으로 TPG가 투자했던 주가 대비 약 66% 상승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상장 이후 놀라운 상승세를 기록했다. 24일 카카오뱅크 주가는 8만54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매수가 대비 약 263%가량 상승한 가격이다. 단순 계산하면 TPG가 투자한 2500억원이 1년 만에 약 9085억원이 됐다. 


TPG는 올해 카카오모빌리티에도 추가 투자를 집행했다. 올 상반기 역시 카카오모빌리티가 유일한 투자처다. 2021년 상반기까지 TPG의 국내시장 전체 투자금액 중 카카오 비중은 57%에 달한다.


TPG가 카카오모빌리티에 공을 들인 것은 미국 차량공유업체 우버 테크놀로지(이하 우버)에 투자해 큰 이익을 챙겼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TPG는 모빌리티 산업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 


외신에 따르면 TPG는 2013년 우버에 약 8800만달러를 투자했는데 당시 우버의 기업가치는 27억5000만달러 수준이었다. 그런데 이후 약 1년 만에 우버의 기업가치가 급등했다. 2014년 6월 기준 약 182억달러 규모로 성장한 것. 단순계산으로 약 562%의 성장률이다. 당시 TPG는 안팎으로 무모한 투자를 단행했다는 비판을 들었으나 결과적으로는 큰 이익을 챙겼다.


2012년 말 미국 경제지 포춘은 TPG의 실적이 매우 부진하며 다가오는 2013년에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도 끊이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우버에 투자를 단행할 당시 TPG가 부진의 늪에 빠져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우버 투자를 통해 큰 이익을 거둔 TPG는 이후 과감한 투자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TPG는 국내 투자업계 재진출 이후 몇 년 간 대성산업가스나 JTBC스튜디오, 잡코리아 등 다양한 경쟁입찰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래서 확실한 투자실적이 필요한 상황이다. TPG가 국내 기업에 투자한 전체 금액 중 카카오모빌리티 비중만 약 41%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TPG의 기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자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실적이나 시장 상황에서 아직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기업공개를 통해 자본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며 "TPG 자금이 상당히 들어온 만큼 IPO에 대한 압박을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 카카오모빌리티 최대 리스크는 택시업계


카카오모빌리티의 시장 평가는 생각보다 후하지 않다. 전통 비즈니스와 탄탄하게 묶여있는 시장 현실이 녹록하지 않다. 여기에 지금까지 이어온 행보에서 '독과점 논란'과 '갑질' 오명 등 각종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국내 콜택시 시장 점유율 80%를 기록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약 23만명의 택시기사가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반 이용자는 2800만명에 달할 정도로 독과점 체제를 갖추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탈 것'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빠르게 외연을 넓히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대리 운전부터 시작해 바이크·기차·셔틀·항공·퀵 등 전방위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렌터카와 공유 킥보드 사업을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런데 갈길 바쁜 카카오모빌리티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모빌리티 사업의 동반자라 할 수 있는 택시업계와 마찰 때문이다. 여기에 이를 지켜보는 이용자들의 시선 역시 곱지 않아 상장 과정에서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택시 스마트호출료를 1000원(야간 2000원) 정액제에서 최대 5000원까지 부과되는 탄력요금제로 변경했다. 이어 카카오T바이크의 장거리 이용요금 역시 50%가량 늘리는 방향으로 손 봤다. 하지만 택시 업계와 이용자 반발로 카카오모빌리티는 결국 요금제 개편을 철회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인식도 악화 일로다. SNS에서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카카오택시 이용을 자제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이용자는 "요즘 기사가 나오는 것을 보니 독점 상태인 카카오택시의 만행이 심각한 수준인 것 같다"며 "카카오택시를 대체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찾아봐야겠다"고 말했다.


악회되고 있는 이용자들의 인식과 함께 최근 경쟁사의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최근 SK텔레콤 계열 티맵모빌리티와 글로벌 기업 우버가 합작한 우티가 모빌리티 시장에 발을 들이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택시 업계와의 갈등을 정교하게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등차학과 교수는 "국내 모빌리티 산업은 (택시)업계와 상생이 필수불가결한 구조"라며 "관련 법 조항이나 규제가 명확하지 않고 정치권마저 택시업계의 눈치를 보는 것이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전 논란이 됐던 '타다'와 택시 업계의 갈등 역시 결국은 택시 업계의 승리로 돌아갔다. 타다는 국회가 통과시킨 타다금지법으로 인해 출시 1년6개월여 만에 서비스를 정리했다.


김 교수는 "이번에 업계 반발로 인해 요금제 인상을 철회했던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다르지 않다"며 "택시업계와 마찰이 생긴 상태에서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을 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래저래 카카오모빌리티를 둘러싼 비즈니스 환경은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카카오모빌리티가 IPO 강행이 무리한 행보라는 우려가 힘을 얻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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