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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화 표류…선거 정국에 금융권 '대기 모드'
한진리 기자
2026.05.12 07:00:18
입법 공백 길어지며 논의 속도 둔화…업계 "본격 논의는 7월 이후" 관측
이 기사는 2026년 05월 11일 06시 1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한진리 기자] 금융권의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중심의 1단계 입법 이후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체계를 담는 2단계 법안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정치권이 은행 중심 컨소시엄 구조에는 일정 부분 공감대를 형성했음에도 세부 쟁점에서 이견이 이어지면서 입법이 지연되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선제적으로 조직과 인력을 투입한 금융사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내달 3일 예정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일정까지 맞물리면서 상반기 내 입법 진전은 사실상 어렵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입법 논의는 큰 틀의 방향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세부 쟁점에서 발이 묶인 상태다. 특히 은행권이 컨소시엄 지분 51% 이상을 확보해 발행 주도권을 갖는 구조에 대해서는 금융당국과 정치권 모두 일정 수준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컨소시엄 참여 주체 범위를 두고는 이견이 이어지고 있다. 은행 중심 구조를 유지하되 가상자산거래소의 참여를 어디까지 허용할지를 두고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시각차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거래소 영향력 확대를 차단하고 시장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거래소 지분율을 15~20%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주장해 왔다. 반면 국회 일각에서는 가상자산거래소의 역할을 보다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해당 쟁점이 향후 입법 과정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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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핵심 사안에서 이견이 지속되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는 방향성 합의에도 불구하고 실제 입법 단계에서 진척이 더딘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입법 지연이 길어질수록 금융권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스테이블코인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보고 조직과 인력을 선제적으로 확충해 왔지만, 제도화 일정이 불투명해지면서 사업 추진이 사실상 기약 없는 대기 상태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출처=챗 GPT)

특히 금융권은 해외송금·결제 시장 주도권 확보와 수수료 기반 신사업 확대 차원에서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선제 투자에 나서 왔다. 금융지주들은 지난해부터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을 대거 선점하며 향후 시장 주도권 경쟁에 대비해 왔다. 일부 금융사는 전담 태스크포스(TF)와 디지털자산 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전문 인력 확보에도 나선 상태다.


발행권 확보를 위한 컨소시엄 논의도 구체화되는 흐름이다. 하나금융지주는 BNK금융지주, iM금융지주, SC제일은행, OK저축은행 등과 함께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하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준비 중이다. KB금융·신한금융·우리금융지주 등 주요 금융지주 역시 내부 TF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 검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들도 스테이블코인을 새로운 성장 돌파구로 삼고 선제 투자에 나선 상태다. 특히 케이뱅크는 유가증권시장 상장 이후 수익성을 확보할 핵심 사업 중 하나로 스테이블코인을 낙점하고 구체화 작업에 나선 상테다. 우선 아랍에미리트(UAE) 디지털자산 전문기업 '체인저', 국내 블록체인 기업 BPMG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한국과 UAE를 잇는 차세대 송금·결제망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카카오뱅크 역시 카카오·카카오페이와 그룹 차원의 TF를 구성하고 범용성 높은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구성을 위한 준비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문 인력 채용과 인프라 보강에 따른 인건비와 시스템 구축 비용을 지속적으로 지출하고 있지만, 입법이 지연되면서 사업화와 비용 회수 시점이 불투명해지고 있다"며 "투자는 이미 시작됐는데 제도는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 부담은 커지고 있지만 상반기 내 입법 진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치권이 사실상 지방선거 국면에 돌입하면서 법안 논의 동력이 약화되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이달 12일 예정된 국회 정무위원회 소위원회 논의를 사실상 상반기 마지막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22대 국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와 상임위원회 재편 일정도 변수로 꼽힌다. 통상 원 구성에 1~2개월가량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상임위 재구성은 6월 말께 마무리되고, 실질적인 법안 논의는 빨라야 7월 이후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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