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광미 기자] 정부가 중복상장에 대해 '원칙 금지, 예외 허용' 원칙을 도입한다. 영업독립성, 경영독립성, 투자자 보호 등 3대 기준 중 하나라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상장을 승인하지 않겠다며 심사 문턱을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16일 임흥택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는 서울 여의도 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중복상장 제도 개선 의견수렴을 위한 공개 세미나'에서 중복상장 심사 기준으로 영업독립성, 경영독립성, 투자자 보호를 제시하며 "하나라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승인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중복 상장 심사 기준은 '원칙 금지, 예외 허용'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한국거래소는 중복상장 심사 기준을 공개하고 투자자·기업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세미나를 개최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자본시장 체질 개선 방안'을 통해 중복상장 원칙 금지, 자회사 중복상장 시 모회사 이사회 주주 충실의무 부여 등 제도 개선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제도개선 추진방안 설명은 맡은 임 상무는 올해 6월까지 상장·공시 규정 개정을 통해 질적심사 기준 내 중복상장 특례를 신설하고, 심사 대상과 기준을 명문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모회사 이사회에는 주주 영향 평가와 주주 보호 방안 마련 의무를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심사 기준은 자회사 영업의 독립성, 의사결정 및 지배구조의 독립성, 상장 필요성과 주주 소통·보호 노력 여부 등이다. 세 항목 중 하나라도 미충족 시 승인하지 않는다. 심사 대상은 지배회사의 실질적 지배를 받는 종속회사 또는 동일 기업집단 내 수직적 지배 관계 회사다. 중복상장 심사 유형은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지주회사 전환 목적 인적분할 ▲설립·인수 자회사 상장 등으로 규정했다.
나현승 고려대 교수는 발제를 통해 국내 중복상장 비중이 약 18%로 주요국 대비 높은 수준이며, 신규 상장 기업 중 약 20%(자회사 기준 157개)가 중복상장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중복상장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인데 자본 조달 수단으로 활용되지만, 모회사 일반주주 지분 희석과 이해상충을 유발하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규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와 엄격한 기준에 따른 예외 허용 필요"라며 "기존 중복상장 해소 유도를 통한 이해상충 완화 병행 필요"라고 제언했다.
토론에서는 제도 설계 방향을 둘러싼 다양한 분야에서 의견이 제시됐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예외적 허용 시 이사회가 중복상장이 전체 주주의 비례적 이익에 부합하는 이유를 상세히 공시하고, 모회사 일반주주 과반 동의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한철 한국투자증권 본부장은 IPO의 경제적 기능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자본시장 기능을 통해 과도한 차입 경영에서 벗어나 기업가치 상승을 도모할 수 있다"며 "경쟁력 있는 기업의 중복상장은 밸류업 관점에서 긍정적 인식 전환 필요"라고 말했다.
김춘 상장회사협의회 본부장은 일본식 자율 규율 모델을 제시했다. "일본은 상장 금지와 같은 인위적 규제 없이 설명 책임을 강화해 기업이 자율적으로 조직 재편의 합리성을 검토하도록 유도했다"며 "국내 역시 공시와 설명 책임 강화를 통해 시장 신뢰 회복을 유도할 필요"라고 밝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축사에서 "정부는 중복 상장에 대해 엄정하고 합리적인 심사 기준을 도입하여 원칙 금지, 예외 허용 기준을 정립해 나가겠다"며 "심사 방안과 함께 이사회가 주주 보호를 위한 성실 의무를 다하도록 제도 개선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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