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방태식 기자] 소와 돼지, 닭은 물론 벌까지 서로 다른 동물을 위한 150여종의 의약품이 한 공장에서 생산되는 곳이 있다. 바로 대성미생물 의왕공장이다. 이 공장은 축종별로 다른 생산방식을 반영하고 세분화된 공정과 동선을 구축했다. 최근 대성미생물을 인수한 인실리코는 동물용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KVGMP)급 의왕공장을 중심으로 동물용 백신 생산기지 고도화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딜사이트는 이달 24일 대성미생물 의왕공장을 방문했다. 의왕공장은 백신 생산시설인 M동(사백신), E동(생백신)을 비롯해 주사동, 화학동, 동물실험동, 기업부설연구소 등으로 구성돼 있다. 총 부지는 약 3600평에 달한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2021년 준공된 백신 생산시설이다. 해당 시설은 KVGMP 기준에 맞춰 구축된 생산라인으로 공정 자동화와 위생 관리 체계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KVGMP는 동물용 의약품의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으로 생산시설과 공정 전반에 대한 관리 수준을 평가하는 제도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의왕공장은 사백신과 생백신 생산라인을 완전히 분리해 운영 중이다. 항원 생산 단계에서도 축종별로 동선을 구분하고 각 공정은 독립된 공간과 설비로 구성돼 교차 오염 가능성을 최소화한 구조다.
이날 안내를 맡은 이재학 대성미생물 전무는 "현재 공정은 축종과 백신 특성에 따라 최적화돼 있다"며 "공정별 독립성과 관리 기준을 통해 안정적인 품질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백신 생산공정은 크게 배양→수확→정제→완제품화 단계로 이어진다. 세포를 배양한 뒤 제조용 바이러스를 접종하고 증식시키는 방식이다. 이후 배양액을 수확해 농축과 여과 과정을 거쳐 백신 원액으로 사용한다.
완제품 공정 역시 백신 종류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사백신은 병원체를 불활화한 뒤 보조제와 혼합해 충전·밀봉하는 방식으로 생산된다. 반면 생백신은 동결건조 공정을 거쳐 안정성을 확보한 뒤 고온 멸균된 바이알에 충전되며 최종 제품으로 완성된다.
생산시설 내부 곳곳에 배치된 자동화 설비도 눈길을 끌었다. 충전·밀봉·라벨링 등 주요 공정은 자동화 라인을 따라 진행되며 품질 기준을 벗어난 제품은 즉시 분리되고 있었다. 동결건조 공정 역시 밀폐된 상태에서 자동으로 이뤄져 외부오염 가능성을 최대한 낮추고 있었다.
이 전무는 "자동화 설비를 통해 공정별 편차를 최소화하고 있다"며 "품질 기준에 미달하는 제품은 즉시 걸러내는 방식으로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성미생물은 생산방식 고도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기존 부착 배양 방식에서 벗어나 부유 배양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부유 배양은 세포를 배양액 내에 띄워 증식시키는 방식으로 부착 배양 대비 대량 생산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회사는 중장기적으로 바이오리액터 기반 생산 체계 구축도 목표로 하고 있다. 바이오리액터는 온도와 산성(pH) 등 배양 환경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장비로 대규모 세포 배양에 활용된다.
이 전무는 "부착 배양은 세포가 표면에 붙어 성장하는 방식인 만큼 생산 면적에 제약이 있어 대량 생산에 한계가 있다"며 "점차 부유 배양으로 설비를 전환하고 내후년을 목표로 바이오리액터까지 도입해 대량 생산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성미생물은 생산 공정 고도화와 함께 디지털 전환(DX)도 추진 중이다. 공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분석해 생산 효율성과 품질 관리 수준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이 과정에서 최근 최대주주에 오른 인실리코와의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인실리코의 DX 및 인공지능 전환(AX) 역량을 의왕공장에 접목할 경우 배양 조건 최적화와 공정 이상 징후 조기 감지, 품질 편차 관리 등 생산 전반의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평가다.
이 전무는 "현재는 자동화 설비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공정 데이터를 축적·관리하는 단계"라며 "향후 인실리코와 협업을 통해 공정 조건을 최적화하고 품질 변동성을 줄이는 동시에 AI도 접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언급했다.
그 외에 의왕공장은 글로벌 인증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유라시아 규제기관으로부터 GMP 인증을 확보하며 해당 지역 진출 기반을 마련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전무는 "해외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생산 기준과 품질 인증이 핵심"이라며 "현재 확보한 인증을 기반으로 올해부터 수출 확대를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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