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태광산업의 애경산업 인수 우군인 티투프라이빗에쿼티(티투PE)와 유안타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프로젝트펀드 출자자(LP)에게 인수금융 참여 우선권을 부여하는 패키지 딜 구조를 구상하고 있다. 애경산업 리콜 사태 등으로 매각가격을 낮추긴 했지만 투자심리 위축이 우려되는 만큼 LP 투자가의 리스크를 분산해 출자를 유도하려는 목적이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애경산업 매각가를 기존 약 4700억원에서 225억원 낮춘 4475억원 수준으로 재조정했다. 지난 19일로 예정됐던 딜 클로징(잔금납입) 시점도 다음 달 26일로 한 달 가량 늦췄다. 태광산업과 애경산업 최대주주인 AK홀딩스는 3월 정기주주총회 이전 거래 종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각가 인하의 배경으로는 최근 불거진 '2080' 치약 리콜 사태가 지목된다. 태광산업 측은 해당 이슈가 브랜드 가치 훼손은 물론 향후 법적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가격 조정을 요구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2080' 치약이 애경산업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상징성을 감안하면 브랜드 신뢰도 하락이 실적 변동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번 가격 조정으로 태광산업과 티투PE 컨소시엄이 각각 마련해야 할 자금도 줄었다. 양측은 당초 인수가의 절반가량을 부담할 계획이었으며 이번 조정으로 각자 부담액은 약 2350억원에서 2235억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절대 규모 차이는 제한적이지만 레버리지 배율과 내부수익률(IRR) 설계 측면에서는 의미 있는 조정이라는 평가다.
티투PE 컨소시엄은 기존 계획대로 프로젝트펀드와 인수금융을 병행하는 구조로 자금을 조달할 방침이다. 프로젝트펀드를 통해 투자목적회사(SPC)에 에쿼티를 출자하고 동시에 선순위 대출 등 인수금융을 활용해 나머지 자금을 충당하는 방식이다. 단순 지분 투자에 그치지 않고 자본과 차입을 동시에 설계하는 하이브리드 구조다.
특히 컨소시엄은 프로젝트펀드 LP를 대상으로 인수금융 참여 우선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LP가 에쿼티 투자자이면서 동시에 대주단으로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다. 이 경우 LP는 지분 투자에 따른 자본이익과 더불어 금리 수익을 확보할 수 있어 수익 구조를 다층화할 수 있다. 반대로 투자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에도 일정 부분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출자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구조 설계 배경으로 리콜 사태 이후의 투자심리 위축을 꼽는다. 브랜드 이미지 훼손 가능성과 이에 따른 실적 변동성 우려로 에쿼티 투자자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는 만큼 단일 에쿼티 중심 구조보다는 자본·차입을 혼합한 리스크 분산형 조달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티투PE 컨소시엄이 자금 모집 과정에서 난항을 겪으면서 구조를 보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티투PE는 2024년 설립된 신생 운용사로 이번 애경산업 인수가 첫 거래다. 트랙레코드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중대형 딜을 소화해야 하는 만큼 LP 설득에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더욱이 티투PE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장남 이현준 씨와 이한나 씨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티투PE가 이번 거래 전면에 나서자 업계 일각에서는 오너 2세 지분이 포함된 운용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및 편법 승계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일부 LP들 역시 향후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확대 가능성 평판 리스크 및 내부 컴플라이언스 이슈 등을 부담 요인으로 인식한 것으로 전해진다. 티투PE 컨소시엄은 제3자인 유안타인베스트가 펀드 운용의 주도권을 가진다는 점을 강조하며 LP 설득에 나섰지만 에퀴티 모집이 당초 계획만큼 원활하지 않았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리콜 이슈와 지배구조 논란이 동시에 제기된 상황에서 단순 에퀴티 구조로는 LP 확약을 받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인수금융 참여 우선권을 결합한 패키지 구조는 딜 종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현실적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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