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진리 기자]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를 향한 본격 레이스에 돌입했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연속 기업설명회(IR)까지 촘촘히 배치하며 기관 설득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높아진 상황에서 과거 상장 시도 때보다 낮은 공모가와 중소기업(SME) 금융, AI 및 디지털 자산을 결합한 중장기 성장 플랜을 전면에 내세워 관심을 이끌어 내겠다는 전략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달 4일부터 10일까지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수요예측 기간 동안 마지막 날까지 IR을 이어가며 투자자 접점을 최대한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상장 전 마지막 관문에서 기관 수요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공모가와 흥행 여부를 좌우하는 만큼 공격적인 IR 전략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케이뱅크가 제시한 주당 희망 공모가 범위는 8300~9500원이다. 공모주식수는 6000만주로 정했다. 직전 상장 시도 당시 공모주식 수(8200만주) 대비 약 27% 축소한 규모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3조3672억~3조8541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상장 추진 당시 목표치였던 5조원 대비 1조원 이상 낮아졌다. 공모 물량과 기업가치를 동시에 낮춰 수요예측 흥행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앞서 케이뱅크는 아시아 금융 허브로 꼽히는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연달아 딜로드쇼를 열고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사업 모델과 성장 전략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밸류에이션 눈높이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해외 장기 자금을 유치해 수요예측 하방을 방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케이뱅크는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의 활용처도 비교적 명확하게 제시했다. 소상공인·SME 금융 확대를 중심으로 AI 기반 심사 역량 고도화, 테크 리더십 강화, 플랫폼 확장 및 신사업 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가계대출 중심 성장의 한계를 의식해 보다 안정적인 SME 금융으로 성장 축을 전환하겠다는 전략으로, 중장기 수익 구조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신뢰를 확보하려는 행보다.
또 다른 성장 축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도 전면에 내세웠다. 케이뱅크는 최근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과 특허를 다수 출원한데 이어 한국과 일본 간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해외송금 기술검증(PoC) 사업인 '팍스 프로젝트'에도 참여 중이다.
이처럼 케이뱅크가 기관 투자자 사로잡기에 전력을 다하는 데는 공모가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 공모가가 재무적투자자(FI)들이 기대하는 내부수익률(IRR) 기준선인 약 9250원 안팎을 밑돌 경우 최대주주인 BC카드가 차액을 보전해야 할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만일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해 공모가가 과도하게 낮아질 경우 상장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FI들과 약속한 상장 데드라인인 2026년 7월을 넘길 시 FI들이 BC카드에 풋옵션을 행사하거나 모회사 KT를 상대로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도 잠재 리스크로 꼽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관들이 납득할 수 있는 눈높이까지 공모가를 낮췄는지는 2월 수요예측 결과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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