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이재용 회장은 취임 3주년을 맞아 9년 가까이 이어진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털어내고 '뉴삼성 2막'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기술 경쟁 심화 속에서도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0조 클럽' 복귀, 성과연동 주식보상(PSU) 제도 도입 등으로 체질 개선과 인재경영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른바 '액션 경영'을 앞세운 이 회장의 행보가 내달 정기 인사를 기점으로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이에 딜사이트는 기획 시리즈 〈날개단 뉴삼성〉을 통해 사법 리스크 해소 이후 이 회장이 이끄는 삼성의 변화와 도전을 짚어본다. 이 회장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 주가 상승, 반도체 경쟁력 회복으로 이어지는 '삼성 반등' 시나리오를 차례로 조명한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한 삼성전자의 하반기와 내년 실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4분기에 이어 내년까지 순항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까지 이어질 반도체 슈퍼 사이클과 함께 통상적인 가전·TV 성수기인 연말에도 훈풍이 불 것이란 예측이다. 반도체와 함께 실적의 양대축을 이루는 모바일의 경우 연말 신제품이 없는 만큼 실적이 소폭 움츠러들 것으로 보이나, 애플이 인공지능(AI) 경쟁에서 부진한 틈을 노려 반등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대로 순항한다면 삼성전자가 내년에는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반등을 시작으로 하반기와 내년까지 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86조원, 영업이익 12조1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14조1000억원을 기록했던 2022년 2분기 이후 역대 최고치이자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31.81% 증가한 수치다. 게다가 분기 매출이 80조원을 넘은 것은 역대 최초다.
이에 삼성전자가 4분기와 내년까지 순항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내년 연간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362조7938억원, 영업이익 59조6927억원이다. 삼성전자의 역대 최고 영업이익 실적은 2018년에 기록한 58조8900억원인데, 이를 갱신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경우 반도체 호황기를 맞으면서 하반기를 이어 내년까지 장기적으로 실적에 기여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지난 2017년부터 2018년 사이 클라우드·데이터센터에 탑재된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교체 수요와 추론 인공지능(AI)의 본격화로 메모리 고용량화 추세가 겹치며 메모리 수요를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부가가치인 고대역폭메모리(HBM)는 물론 범용 D램까지 함께 수요가 상승하며 삼성전자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호황과 더불어 실적을 반등시킬 수 있는 요소는 고객사에 대한 HBM 공급 여부다. 삼성전자는 최근 AMD, 브로드컴 등 글로벌 업체들과 긴밀한 협력을 맺고 있는데, 글로벌 업체 간 AI 협력이 확대되며 HBM 매출 증가도 기대해볼 만한 상황이다.
DB증권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D램 업황은 그간의 제한적인 공급과 일반 서버 수요 강세가 맞물리며 호황기가 지속될 것"이라며 "추가적인 주가 상승은 대형 그래픽처리장치(GPU) 고객사에 대한 HBM4 선제 공급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DS 부문과 실적의 양대축을 이루고 있는 모바일경험(MX) 부문은 남은 하반기에 부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4분기의 경우 1·3분기처럼 대형 플래그십 모델 출시가 없는 만큼 전형적인 비수기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 확장현실(XR) 기기와 트라이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초도 생산 물량이 트라이폴드 10만대, XR 기기 5만대에 불과한 만큼 큰 수익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서 출시한 갤럭시 S25 울트라와 갤럭시 Z 폴드7 등 플래그십 제품의 신제품 효과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해당 제품들이 유럽, 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일본 시장에서 갤럭시 Z 폴드7은 전작 대비 180%, 갤럭시 S25 울트라는 150% 이상 팔렸다. 서유럽 시장에서도 출시 4주 만에 25만대 이상 판매되며 역대 최단 기간 판매 기록을 세웠다.
이에 따라 올해 플래그십 시리즈 성공을 기반으로 내년에는 더 큰 판매고를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비록 내년 애플이 폴더블 아이폰을 출시하고 제품 출시일을 상·하반기로 나누는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지만 AI 기술의 격차 등 파고들 틈새는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울트라와 갤럭시 Z 폴드8에 AI 기능 강화, 베젤 두께 감소 등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기대감을 키우는 대목이다.
다만 경쟁 심화, 미국 관세 변수 등으로 올해 유독 힘든 시기를 보낸 생활가전과 TV는 내년까지 반등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4분기에는 성수기인 연말연시를 맞아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도 있지만 가전 시장 경쟁이 점점 심화되는 만큼 내년을 장담하기 어렵다. 미국 상호 관세와 품목별 관세, 물류비 부담이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삼성전자는 TV 사업을 영위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는 희망퇴직을 확대하고 일부 엔지니어를 재배치하기도 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AI 기반 혁신을 통해 난항을 타개하는 데 나설 것으로 보인다.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사장은 지난 9월 열린 'IFA 2025' 간담회에서 "2030년까지 전 업무 영역의 90%에 AI를 적용하고 삼성전자 전 제품과 서비스에도 AI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온디바이스 AI 등 모바일 부문에서 AI를 강화해 큰 호응을 얻은 것처럼 TV·가전에도 같은 공식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자체 생성형 AI 모델인 '삼성 가우스'를 고도화하고 모바일, 가전, TV 플랫폼을 연결하는 '스마트싱스'를 활용한다. 이를 기반으로 업계에서 'AI 홈'을 가장 빠르게 실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4분기 실적에 따라 내년 실적의 향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생활가전·TV 부문이 불안하지만 이대로라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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