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선단 공정인 2나노(나노미터·10억분의 1m)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면서 사업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렇다 할 만한 실적 반등의 터닝포인트는 아직 오지 않았지만,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이미 테슬라 수주를 통해 확보한 약 1조원 규모의 개발비로 3분기 적자폭을 완화했으며, 최근에는 자사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2600' 양산까지 돌입해 수익성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현재 최선단 2나노 공정에서 '엑시노스2600'을 양산하고 있다. 해당 칩셋은 내년 초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에 탑재된다. 전작인 '엑시노스2500'이 갤럭시 S25 시리즈에는 제외되고 폴더블폰 Z플립7에만 사용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복귀는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삼성전자가 S26에 퀄컴의 모바일 AP '스냅드래곤 8 엘리트'를 전량 탑재할 것이라는 관측이 일찍이 제기된 바 있다.
물론 탑재 비중은 제한적이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엑시노스2600은 초도 물량 기준 웨이퍼 1만5000장 수준"이라고 말했다. 내년도 갤럭시 S26 시리즈 전체 생산량의 30%에 해당하는 수치로 파악된다.
갤럭시 S 시리즈는 기본형·플러스·울트라 등으로 분류되는데, 엑시노스2600은 최상위 모델 울트라에 적용되기엔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앞선 갤럭시 S24 시리즈의 사례를 고려하면, 이번 엑시노스2600 또한 국내 판매용 모델 위주로 쓰이고 북미 등 해외 판매용에는 퀄컴 스냅드래곤 칩셋이 상당수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엑시노스2600이 생산되는 파운드리 2나노 공정 수율은 여전히 30%대에 머물고 있으나, AP의 경우에는 상당 부분 개선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선 관계자는 "AP는 다이 크기가 작아 수율 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현재 50%까지 올라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이 크기가 작을수록 동일 웨이퍼에 생산되는 양품 수가 많아 생산 효율이 높아진다. 이번 엑시노스2600의 양산으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적자폭도 더욱 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같은 2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하는 테슬라 수주 대응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테슬라로부터 22조원 규모의 AI6 칩 위탁생산 공급 계약을 따낸 바 있다. 물량 자체가 많지 않은 데다, 매출에 본격적으로 기여하는 시점 또한 양산이 시작되는 오는 2027년 이후로 예상된다. 테슬라로부터 받은 물량은 웨이퍼 기준 월 1만장 수준으로 2033년까지 장기 납품할 계획이다.
일론머스크 테슬라 CEO가 "향후 물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언급했으나, 업계에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납품 초기인 만큼, 당장 2027년부터 연평균 3조원대를 넘는 수준의 매출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 오히려 예상보다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계약기간 후반부로 갈수록 납품 물량이 점차 확대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테슬라가 최근 차세대 '도조3'에도 AI6 칩을 적용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추가 물량이 발생할 여지도 있다.
물론 당장의 실익도 있었다. 삼성전자가 테슬라로부터 수주를 따낸 직후 받은 개발비가 파운드리 사업부의 적자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 것이다. 반도체 업계 다른 관계자는 "통상 파운드리 수주는 계약 단계에서 개발비를 미리 지급받는 구조다"며 "이번 수주를 통해 테슬라로부터 1조원가량의 개발비를 선지급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개발비는 회계상 즉시 반영되기 때문에 단기 실적 개선 효과로 이어진다. 실제로 삼성전자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는 올해 분기별 2조원대의 영업손실을 이어오다, 3분기 들어 적자 규모를 1조원대로 줄인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내년 테슬라 AI6 칩 시범 생산 전까지 수율을 대폭 끌어올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앞선 관계자는 "내년부터 테슬라 AI6 칩 시범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며 "그때까지 수율을 50%까지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통상 70% 이상의 수율을 확보해야 제조단가를 낮추고 안정적인 납기가 가능하다. 그럼에도 삼성전자가 최근 전사적으로 적자를 감수하고 '물량 공세' 전략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단기적인 수율에 개의치 않고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엑시노스2600 양산과 테슬라 수주가 중요한 레퍼런스가 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퀄컴 등 주요 빅테크들이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하면 흑자 전환을 목전에 두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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