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영풍이 경영권 분쟁을 시작한 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9월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목표로 영풍과 경영협력계약을 체결하고 공개매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곧바로 적대적 인수합병(M&A)이라고 반발했고 그렇게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다.
분쟁이 장기전에 돌입한 상황에서 MBK파트너스·영풍 측 인사가 이사회에 진입하며 소기의 성과는 있었으나 여전히 고려아연의 현 경영진이 이사회 수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내년 3월에는 고려아연 측 이사 5명, MBK파트너스·영풍 측 이사 1명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정기 주주총회의 치열한 공방이 또다시 반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1일 고려아연은 지난 6월 12일에 이어 자사주 68만10주를 소각했다. 이로써 현재까지 소각한 자사주는 136만20주다.
고려아연은 올 12월 68만10주를 추가 소각해 전체 발행주식의 9.85%(204만30주)를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이 자사주는 지난해 MBK파트너스·영풍의 경영권 인수 시도에 대한 방어 목적으로 공개매수를 통해 취득한 주식이다.
MBK파트너스·영풍은 지난해 9월 고려아연 지분 7~14.6%를 공개매수한다고 발표했고 이에 맞서 고려아연은 상대보다 더 높은 공개매수 가격을 제시하며 치열한 지분경쟁을 펼쳤다. 양측은 법정, 주총을 가리지 않고 공방을 이어갔고 지난 1년 새 정관, 이사회, 기업 지배구조 등 많은게 달라졌다.
가장 큰 변화는 이사회 구성원이다. 등기임원 19명 중 직무정지된 4명을 제외하면 고려아연 측 11명, MBK파트너스·영풍 측 4명으로 구성된다. MBK파트너스·영풍 측은 장형진 영풍 고문, 강성두 영풍 사장,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등이다. 그동안 장 고문만 유일하게 이사회 의사결정에 참여했으나 MBK파트너스·영풍 이사가 4명으로 늘면서 고려아연 견제 강도를 높였다.
비록 고려아연이 여전히 이사 수는 더 앞서지만 안심할 수 없다. 고려아연 입장에선 내년 정기주총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비롯 고려아연 측 이사 5명이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이다. 앞서 정관 개정으로 이사 수를 19명 이하로 제한한 만큼 고려아연은 현재의 이사회 구성을 최대한 유지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여겨진다. 또 한번 상대가 이사회 진입에 성공한다면 현 경영진을 상대로 한 공세가 더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 측이 새로운 경영권 방어 카드를 꺼낼지도 관심이 쏠린다.
MBK파트너스·영풍 측에선 내년 3월 장 고문의 임기가 만료된다. 주총에서 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하려면 이에 앞서 이사회의 과반 동의가 필요하다. 만약 고려아연 측 이사들이 장 고문의 재선임 안건을 올리는 것을 반대하면 MBK파트너스·영풍은 법원에 '의안 상정 가처분'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이날 고려아연은 경영권 방어에 대한 의지를 또한번 피력했다. 고려아연은 입장문을 통해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 공격을 시작한 지 1년이 되도록 탐욕을 멈추지 않고 왜곡과 짜깁기에 기반한 주장을 앞세워 또 다시 소모적인 소송전에 나섰다"며 "전 임직원이 합심해 제2의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 롯데카드 해킹 사고, 환경오염 기업이라는 오명이 고려아연에서 재발하지 않도록 영풍·MBK파트너스 측의 적대적 M&A를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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