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김건희 특별검사팀의 칼 끝이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을 향하면서 HS효성첨단소재의 초대형 딜인 타이어 스틸코드 매각이 사실상 잠정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 부회장이 해외 출장을 이유로 특검 소환조사를 한 차례 미루긴 했지만 '김건희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만큼 종국에는 특검 수사망을 피하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최고의사결정권자의 공백이 지속될 경우 스틸코드 매각 절차가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오너의 사법리스크가 그룹 전반으로 확산됐던 다른 사례처럼 문제가 비화하지 않을까 거래 관계자들의 촉각이 곤두세워진 상태라는 설명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는 당초 6월 말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통보할 계획이었으나 최종 결정을 유보하고 있다. 지난 20일 진행한 본입찰에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 JKL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업계에서는 거래가 지연되는 핵심 배경으로 그룹 내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조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를 지적한다. 조 부회장은 HS효성과 계열사를 통해 김건희 여사의 집사 김예성씨가 관여한 IMS모빌리티(옛 비마이카)에 35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 측은 해당 투자가 효성과 HS효성의 계열 분리를 목적으로 김 여사와 연결고리가 있는 회사에 투자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 부회장은 전날 오전 10시 참고인 신분으로 특별검사팀 소환 통보를 받았지만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APEC) 기업인 자문위원회(ABAC) 행사 참석을 이유로 특검 측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조 부회장은 소환 일정을 재조율하고 있다.
조 부회장은 지난해 효성그룹에서 계열분리하며 독립 행보에 나섰지만 1년 만에 사면초가의 위기에 빠졌다는 지적이다. 과거 IMS모빌리티에 투자한 결정이 신사업 투자와 이를 위한 사업부문 매각에까지 리스크가 전이되고 있어서다. 본입찰 이후 우협 선정 절차에 들어가야 하지만 사법리스크가 거래의 뒷덜미를 붙잡은 모습이다. 원매자들은 매도 측에 일정 지연 이유 등을 설명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본시장 관계자 역시 타이어스틸코드 매각이 신사업 투자를 위한 재원 마련 목적으로 시작됐다고 하더라도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조 부회장의 부재 속에 거래가 진행되는 것은 무리라고 보고 있다. 특히 김건희 특검팀이 H효성 그룹 전반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매각을 밀어붙일 경우 추가적인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가격이 기대에 한참 못 미친다는 점도 매각 잠정 중단의 배경으로 꼽힌다. 매도 측은 1조5000억원을 원하고 있지만 본입찰에 참여한 원매자들은 최대 1조원 수준의 가격을 써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산업 특성상 중국계 경쟁사의 저가 공세로 인한 업사이드(가치 상승 여력)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원매자들이 공격적인 조건을 제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번 인수전에 참여한 국내 원매자들 역시 사업 실적과 시장 리스크를 감안해 보수적인 가치 평가를 제시했다. 앞서 예비입찰 단계에서 일부 중국계 전략적투자자(SI)들이 높은 가격을 제시하긴 했지만 사실상 '허수'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HS효성첨단소재 관계자는 "현재 원매자들과 협상이 진행 중이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일정은 내부적으로 검토 중에 있다"며 "조 부회장의 출석 여부와 매각 일정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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