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최준호 패션그룹형지 총괄부회장이 글로벌사업에 승부수를 던졌다. 그는 까스텔바작 사명을 형지글로벌로 변경하고 연간 200조원 규모에 달하는 미국 군납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최 대표가 맡고 있는 계열사들의 실적 변동성이 큰 가운데 글로벌 성과가 경영능력을 평가하는 핵심 잣대가 될 전망이다.
형지글로벌은 올해 3월 사명을 변경하며 글로벌 패션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공식화했다. 그룹이 특히 공을 들이고 있는 시장은 연 200조원 규모의 미국 군납시장이다.
형지그룹은 군복, 전투화 등 각종 군용품을 미군에 납품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형지는 2년 전 로스엘젤레스에 미국 지사를 설립하고 미 연방조달청 계약관리시스템 등록을 완료했다. 입찰 통과와 제품 인증, 규정 준수 확인, 가격 협상 등 후속절차를 진행 중이며 미국 정부의 조달 정책에 따라 현지 생산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미국에 생산거점 마련도 검토 중이다.
형지엘리트는 이미 국내 호텔, 금융기관, 대기업 작업복 등 유니폼 시장에 진출해있고 군복, 경찰복, 죄수복 등 B2B(기업간거래)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쌓은 B2B 사업 노하우와 골프웨어 전문 브랜드 까스텔바작을 통해 축적한 고기능성 소재 경쟁력을 앞세워 미국 군납 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다.
글로벌 사업 성패는 최 부회장의 경영능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현재 최 부회장이 이끄는 계열사들의 실적 흐름은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형지글로벌은 연결 기준 2020년 673억원이던 매출이 2024년 398억원으로 줄었다. 2024년 영업손실 94억원, 당기순손실 16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형지엘리트도 실적 변동성이 뚜렷하다. 매년 7월부터 다음해 6월까지를 회계연도로 설정한 형지엘리트는 2021년~2022년에는 연결 기준 매출 1373억원과 당기순이익 81억원을 기록했지만 2022년~2023년에는 매출이 945억원으로 감소하고 순이익도 20억원으로 급감했다. 2023년~2024년에는 매출이 1327억원으로 회복됐지만 실적 흐름의 기복은 여전하다.
나아가 글로벌에서의 성과는 향후 그룹의 생존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시장 관측이다. 이미 내수시장 침체로 주력사업들의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해외시장 개척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분석이다. 이에 최 부회장도 형지그룹의 글로벌 선봉장이자 차세대 리더로서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읽힌다.
패션그룹형지 관계자는 "형지그룹은 수년 전부터 글로벌 사업 확장을 준비해왔다"며 "향후 미국뿐 아니라 중국, 아세안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공략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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