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최준호 형지글로벌 부회장이 위기돌파를 위해 신사업에 연달아 출사표를 던졌다. 불과 두 달 사이 중국 단체복시장 진출과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플랫폼 개발을 추진하며 새 먹거리 확보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최근 부진에 빠진 형지글로벌을 반등시키기 위한 최 부회장의 승부수로 풀이된다.
형지그룹은 지난 6월 중국 단체복 조달 전문기업 보노(BONO)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현지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연내 합자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며 이를 통해 안정적인 B2B(기업간거래) 수주 기반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형지는 앞서 2016년 계열사 형지엘리트를 통해 보노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중국 프리미엄 교복시장에도 진출했다.
이달 들어서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스테이블코인은 원화 등 법정화폐에 가치를 연동해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한 디지털 자산이다. 형지글로벌은 자체 결제 플랫폼 '형지페이'를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스테이블코인 '형지코인'을 도입할 계획이다. 향후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해당 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활용함으로써 결제 편의성을 높이고 카드 수수료 절감, 고객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마케팅 강화 등을 꾀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형지글로벌은 지난 6월 'HGKRW' 등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을 출원했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싱가포르에 현지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싱가포르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제도가 잘 정비돼 있어 글로벌 확장 거점으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형지글로벌 관계자는 "중국 단체복시장은 기존 파트너사가 B2B 조달 사업을 수행해온 분야로 이번 협업은 사업영역을 넓히고 새로운 성장기반을 확보하려는 시도"라고 밝혔다.
이어 "형지페이는 그룹 내 20여개 브랜드와 전국 2000여개 매장, 약 600만 고객을 아우르는 통합 결제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다"며 "디지털 전환 전략의 일환으로 단계적으로 구축 중이며 향후 스테이블코인과 연계해 신성장 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 부회장이 이처럼 신사업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는 것은 그룹의 체질 개선과 활로 모색이 시급한 상황과 맞물려 있다. 형지글로벌이 최근 3년 연속 매출 감소와 영업 적자에 시달리고 있어 신성장동력 마련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실제 형지글로벌의 연결기준 매출은 2022년 618억원에서 2023년 484억원, 2024년 398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영업손실은 2022년 94억원에서 2023년 10억원으로 일시적으로 축소됐지만 지난해 다시 94억원으로 손실 폭이 확대됐다.
곳간도 메마르고 있다. 2022년 91억원이었던 이익잉여금은 2023년 46억원으로 감소했다. 2024년에는 결손금 117억원으로 전환됐다. 내부 유보자금이 바닥나면서 외부자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러한 실적 악화와 재무지표 저하 탓에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5월 형지글로벌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이훈규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골프웨어시장 정체와 브랜드 경쟁 심화, 유동성 부담 증가 등으로 인해 형지글로벌의 중단기 외형 회복 가능성은 낮고 재무 안정성도 저하될 수 있다"며 "지배주주 및 특수관계자의 신용보강이 일부 인정되더라도 비우호적인 환경에서 유동성 대응 능력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형지글로벌이 본업만으로는 반등이 쉽지 않다고 보고 중국 단체복 진출과 스테이블코인 등 신사업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며 "두 사업 모두 시도 자체는 신선하지만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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