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웨이퍼 테스터 업체 와이씨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웨이퍼 검사 장비를 통해 고부가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장비로는 HBM4 검사까지 가능한 만큼 향후 수익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회사의 제품 라인업이 웨이퍼 검사 장비뿐인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황에 따라 사업의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제품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이 회사는 사업 다각화보다는 해당 공정의 연구·개발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와이씨는 최근 공시를 통해 삼성전자와 511억5000만원의 반도체 검사장비 납품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해당 계약은 6월 30일까지이며 장비 납품 후 대금의 90%를 지급받고, 장비 설치 후 나머지 10%를 받는 조건이다. 지난해 7월 같은 장비로 삼성전자와 1017억원 납품 계약을 맺은 후 두 번째다.
해당 장비는 와이씨의 첫 HBM용 웨이퍼 테스터인 MT8311이다. 이는 웨이퍼 완성 단계의 개별 칩들의 전기적 동작 여부를 검사하는 EDS(Electronic Die Sorting) 공정에서 활용되는 장비로, 검사 처리 속도를 기존 제품보다 대폭 단축했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HBM4의 웨이퍼 검사 공정에서도 활용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MT8311의 단가는 20억원대인 일반 D램용보다 높은 30억원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50대 정도 납품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현재 삼성전자 4공장(P4) 공사가 지연되면서 납품 계약도 함께 뒤로 밀리고 있다. 지난해 7월 와이씨가 맺은 1017억원 납품 계약의 경우 당초 올해 3월 30일까지 장비를 설치 완료하기로 했지만 P4 공사가 지연되며 6월 30일로 미뤄진 상태다.
와이씨의 HBM 공급망 진입은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연결 기준 와이씨의 매출인 2112억4121만원을 기준으로 봤을 때, MT8311 단일 기계 납품 계약으로만 연간 매출의 72%를 채웠기 때문이다. 주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HBM 개발에 주력하는 만큼 해당 장비 매출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와이씨의 제품이 웨이퍼 테스터 장비에만 한정돼 있어 수익 다각화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와이씨의 제품은 총 4개로, 낸드 웨이퍼 테스터인 MT6122, D램 웨이퍼 테스터 MT6133과 이를 업그레이드한 MT6135S, 그리고 HBM용 장비인 MT8311이 있다. 이에 와이씨의 회사 규모에 비해 다소 제품 라인업이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황 사이클에 따라 실적의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지난해 별도 기준 와이씨의 매출은 1528억8627만원으로 전년(2203억4279만원)보다 30.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와이씨의 제품 중 반도체 제조장비 부속품 등을 제외한 웨이퍼 테스터의 매출이 전년보다 621억4900만원 감소하면서 실적 부진을 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종석 IR협의회 연구원은 "와이씨의 제품은 D램, 낸드용 웨이퍼 테스터로, 업황 사이클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기술집약적인 장비 제조기업이지만 연매출액 규모에 비해 제품 라인업이 적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며 "일반적으로 IT 장비 업체들은 실적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제품군을 다변화하는 전략을 취한다"며 "따라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반도체 내 라인업 확장뿐 아니라 2차전지·디스플레이 분야 등으로 신규 장비 개발을 추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테스, 브이원텍 등 와이씨와 비슷한 규모의 장비 업체들은 주력 제품 외에 디스플레이, 광전자 관련 장비, 2차전지 등으로도 라인업을 확충하고 있다. 브이원텍의 경우 LCD/OLED 압흔 검사 장비로 시작해 현재 2차전지와 로봇 산업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도 "반도체 검사 장비만으로 높은 수익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는 어렵다"며 "특정 장비에만 집중하면 고객사의 투자나 시장 상황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와이씨는 EDS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관계사 중에 반도체 후공정을 맡고 있는 업체들이 있다. 샘텍이라는 홀딩스격 회사 아래 각각의 기업이 맡은 부분을 담당하는 형태"라며 "EDS 분야에서 점유율을 더 끌어오면 더 많은 매출도 바라볼 수 있다. 이쪽으로만 집중해도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