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신한은행은 자본시장 경쟁력 제고를 위해 2017년 CIB그룹을 분리·확대 개편하면서 GIB그룹과 대기업그룹을 출범시켰다. 지난해 초에는 GIB그룹과 대기업그룹을 통합한 GIB·대기업그룹으로 확대 재편했다.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고도화 차원이었다. 지난해 말 또 한 번의 조직개편을 통해 자본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련 조직을 연결하는 자본시장부문을 신설하고 하위 조직으로 GIB그룹과 자본시장단을 편성했다.
신한은행은 오랜 기간 IB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꾸준히 조직을 정비하고 있다. 그리고 변화하는 조직 속에서도 변함없이 신한은행의 IB영역을 지키는 인물이 있다. 바로 현재 GIB·대기업그룹을 이끄는 정근수 부행장이 주인공이다.
◆20년 이상 IB '외길', 실무형 전문가…넓은 인적 네트워크 보유
정근수 부행장은 IB업무에 몸담은 은행원 사이에서 명망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통으로 '관계의 힘'을 중요시하는 IB맨들 사이에서 정 부행장은 20년 이상 외길을 걷고 있는 '정통 IB맨'이자 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덕이다.
1991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정 부행장은 대리 시절이던 1999년, 종합금융실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종합금융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인수합병(M&A), 벤처투자 등 IB 업무 전반을 담당하던 곳이다.
이후 2005년부터 홍콩 등 해외법인 파견을 통해 채권운용 등 글로벌 IB 업무를 익혔다. 이후 2010년 투자금융부 부부장과 2014년 투자금융부 부장을 거치며 IB부문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7년 신한은행에서 GIB그룹이 출범하며 GIB그룹 투자금융본부장을 맡았고 2020년 GIB그룹장에 올랐다.
당시 신한은행 내에서 IB 실무자로 시작해 그룹장이 된 첫 사례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20년 이상 IB를 담당한 실무형 전문가라는 점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행장은 20년 이상 IB 부문에서 입지를 쌓으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덕목은 바로 '신뢰'라고 밝혔다.
정 부행장은 "후배들에게도 시장 플레이어들과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며 "금융기관과 자산운용사, 고객사 등 관련 업계의 많은 사람들과 지속적인 네트워킹을 통해 관계를 유지하면서 신뢰를 구축해야 많은 딜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객이 만족하는 최적의 솔루션 제공
정 부행장은 신한은행 GIB·대기업그룹의 업무 지향점을 '고객의 신뢰'라고 거듭 강조했다. 은행 내 IB 영업 조직으로서 재무적인 성과 달성도 중요하지만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는 고객으로부터 진정으로 인정받으면 고객이 먼저 찾아온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에 정 부행장은 GIB·대기업그룹이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결국 기존과 다른 신시장 발굴로도 연계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정 부행장은 "안정적으로 랜드마크 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우량 파트너와의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IB 본원의 주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 외에도 부동산 구조조정에 따른 사업기회 발굴, 기업승계 등 거버넌스와 관련한 금융 제공, 탄소배출 감축 관련 친환경 설비 구축을 위한 자금 수요 대응 등 기존과 다른 신시장을 적극 발굴해 성장 기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최근 신한투자증권과 함께 금융권 최초로 주요 건설사가 보유한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지분에 대한 구조화를 진행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건설사에 유동성 공급 및 재무구조 개선을 지원할 수 있었는데, 이 역시 신시장 발굴 노력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로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A 노선 프로젝트 주선 성과를 꼽았다. 총 사업비만 2조7000억원의 대형 프로젝트로, 신한은행이 재무투자자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정 부행장은 "대형 프로젝트 취급을 통해 IB 시장에서 신한은행의 지위도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인프라 제공을 통해 시민들에게 사회적·경제적 이익도 제공할 수 있어 더욱 뜻깊은 사례로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현재 GTX-B 노선도 금융주선기관으로 선정됐다. 정 부행장은 "GTX-A를 진행하며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중은행 중 지분투자 부문을 강화한 것도 신한은행이 처음이다. 정 부행장은 "과거 은행이 영위하는 IB 영역은 부동산과 프로젝트파이낸스, 인수금융 등 대출 관련이 대부분이었다"며 "최근에는 투자 영역의 중요성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지분투자 부문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분투자를 계기로 자본시장 부문의 주요 참여자인 국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 벤처캐피탈과의 협업을 통해 대체투자 부문에서 지속적으로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며 "유망기업에 대한 초기 지분투자 프로그램인 '신한퓨러스랩'을 설립하는 등 벤처생태계 조성을 통해 금융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는 기업의 생애주기 사이클에 따른 지원 프로세스도 구축할 예정이다. 고객에게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 신뢰를 높이는 방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고객기반 확대는 자연스레 뒤따라오는 효과다.
정 부행장은 "GIB·대기업그룹이 보유한 역량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한은행의 기반고객 확대를 지원하는 데 적극 노력하고 있다"며 "단순 일회성 지원이나 연결이 아닌 고객의 생애주기 사이클에 따른 지원 프로세스 구축에서 GIB그룹이 투자, 상품공급 등에서 역할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 및 성장 자금 지원과 함께 엑시트(Exit) 자금의 운영을 위한 상품 공급을 강화한다는 의미다.
정 부행장은 "업무를 하면서도 생각의 폭을 넓히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사고의 범위를 스스로 제한하지 말고 자본시장 내 상품과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고객 중심에서 적합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끊임 없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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