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기영 기자] "25여년에 걸친 현지 사업경험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에 물꼬를 트겠다. 그간 구축한 인적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우크라이나에 당장 필요한 생필품 등을 공급하고, 대기업 참여가 필요한 대규모 프로젝트는 컨설팅을 통해 국내 기업 진출을 돕겠다."
전봉규 아이톡시 대표는 6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전 대표는 해외광고 1세대로 1996년부터 러시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중국 등에서 활동해왔다. 2002년에는 알파그룹을 창업해 사업 영역을 광고대행에서 제조업과 유통사업까지 확대했다. 전 대표는 지난해 9월부터 아이톡시를 단독 경영하고 있다.
전 대표는 2001년 LG전자의 후원으로 장학퀴즈 'EVRIKA LG'를 3년간 공동제작해 우크라이나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해당 방송을 한 곳은 현지 최대 국영 방송인 인터TV다. 장학퀴즈는 우크라이나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학비나 미국 유학비용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해당 방송을 진행하면서 우크라이나 방속국을 비록해 각계각층과 연을 맺었다.
그는 지난 2019년 화장품 회사였던 케어마일 지분 100%를 인수해 진단키트 유통업체로 탈바꿈시켰다. 주요 사업은 국내 진단키트와 방역 제품을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등에 수출하는 수출업이었다. 케어마일은 이 사업을 통해 '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고, 산업통상자원부와 무역협회로부터 전문무역상사 지정을 받았다. 케어마일은 아이톡시 최대주주다. 당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현상으로 정부 차원에서 진단키트를 확보했기 때문에 중앙정부 관계자들과도 관계를 쌓았다. 케어마일에서 무역을 담당했던 실무진은 대부분 아이톡시에 합류한 상태다.
전 대표는 "코로나19 판데믹 기간에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 긴급 요청으로 한국산 진단기트 및 방역물품을 전세기 편에 다섯 차례 수출했다. 케어마일은 50개국에 약 200만명분의 진단키트를 수출했는데, 이중 80%는 우크라이나와 폴란드에 공급했다. 당시 중앙 정부 사람들을 여럿 알게 됐는데, 최근 이들과 재건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대형 재건 프로젝트는 전쟁이 종결된 후에나 가능하지만, 생필품이나 학교 재건 등 당장 필요한 부문도 많기 때문이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세계 최대 곡창지대로 수출할 물건이 충분해 지불 능력도 있다. 전쟁이라는 불확실성도 중앙 혹은 지방정부의 보증으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봤다.
전 대표는 아이톡시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당장 필요한 생필품 등을 수출하고 밀가루나 식용유 등 우크라이나 특산물을 수입하는 '3각 무역'을 구상 중이다. 우크라이나 농가는 현재 전쟁으로 젊은이들이 적고 이양기, 트렉터 등 농기계 역시 파괴돼 관련 니즈가 크다는 설명이다. 이외 수요가 큰 것은 ▲보일러, 전기 담요 등 온열제품 ▲학교 등에 쓰일 모듈하우스 ▲기초 생필품 전반 등이다. 아이톡시와 현지 합작법인을 통해 한국의 관련 상품을 우크라이나에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전쟁이 진정국면으로 들어서면 한국 대기업이 우크라이나에 진출할 수 있도록 컨설팅을 제공해 소통창구 역할도 맡는다. 건설 등 대기업 참여가 필요한 재건 프로젝트가 가시화되면 국내 대기업이 원활히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아이톡시는 현지 정부 관계자 등과 협력해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전 대표는 오는 13일 한국무역협회와 우크라이나 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리는 폴란드 바르샤바 'Rebuild Ukraine Business Dialogue'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현지합작법인 파트너들을 초청해 함께 합작법인 조인식 및 실무진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 대표는 "우크라이나에서 현재 전쟁은 일상이 됐다. 전쟁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즉각적인 재건 수요는 지속해서 발생한다. 25여년의 경험을 통해 구축한 현지 인프라를 활용해 국내 기업의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를 도울 생각"이라며 "논의는 상당히 진행된 상태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무역은 수개월 안에 구체적인 성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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