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기영 기자] 코스닥 상장사 티사이언티픽이 비상장 회사에 1000억원 가까이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티사이언티픽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 운영사인 빗썸코리아에 투자해 약 80배 수준의 평가차익을 올리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티사이언티픽이 2020년부터 비상장사에 투자한 금액은 모두 961억원이다. 주요 투자처는 오지큐(360억원), 한빗코코리아(342억원), 아이티노매즈(210억원), 티엠디랩(38억원) 등이다. 

오지큐는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으로 전략적 투자 목적이다. 아이티노매즈는 이미지파일 탐지 분야에서 국내 최초로 'i-PMS v2.0 GS인증'을 획득한 업체다. 

비상장 투자사 중 가장 눈길이 가는 곳은 한빗코코리아다. 이 회사는 가상화폐거래소 한빗코를 운영 중이며, 원화마켓 운영을 위해 은행 제휴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티사이언티픽은 빗썸코리아 지분에 투자해 가치가 80배 가까이 뛰는 소위 '대박'을 경험했다. 티사이언티픽은 2017년 3월 빗썸코리아 지분 8.17%를 24억원에 인수했다. 이 지분은 지난해 9월말 장부금액 기준 평가액 2126억원에 달한다. 수익률로 계산하면 788.30%에 수준이다.

티사이언티픽은 다양한 비상장사에 투자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아직 없다. 빗썸코리아 이외에 지분을 인수한 비상장사들은 지난해 9월말 기준 대부분 당기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티사이언티픽 지난해 9월말 기준 총자산은 3550억원 수준이며, 이중 절반 이상인 약 60%가 빗썸 지분가치다. 이외에 상장사 지분가치(아이즈비전 223억원, 메디프론디비티 116억원) 등을 제외하면 자산은 30% 수준으로 줄어든다.

현금유동성은 회사 규모에 비해 상당히 풍부하다. 지난해 9월말 기준 현금성자산만 421억원을 보유했다. 이 자금은 아이티노매즈 인수대금에 활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부채는 총 1005억원으로 전환사채(CB) 100억원과 신주인수권부사채(BW) 269억원 외에 특별한 차입금은 없다.

티사이언티픽의 주사업은 모바일 쿠폰사업과 운세 서비스 제공이다. 최근 3년간 매출액은 76억원에서 100억원 수준이고, 영업이익은 7억~20억원을 기록했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431억원으로 총자산 대비 40% 수준이다. 빗썸코리아 지분 가치를 제외한 수준이다.

티사이언티픽 관계자는 "투자 및 관계사 중 한빗코가 가장 빠른 시일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