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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첫 유로화 채권 발행…10년 유럽 투자 '결실'
최령 기자
2026.04.21 09:30:17
듀얼 커런시 그린본드 1조6212억 조달…왈라팝 인수 이은 유럽 공략 본격화
이 기사는 2026년 04월 21일 08시 0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제미나이)

[딜사이트 최령 기자] 네이버가 달러화·유로화 동시 발행 방식의 글로벌 그린본드로 약 1조6212억원을 조달하며 유럽 자본시장과의 접점을 공식화했다. 단순 자금 조달을 넘어 10년에 걸쳐 쌓아온 유럽 사업 전략이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는 국면에서 현지 투자자 기반까지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네이버는 이달 15일 달러화 5년물 5억 달러, 유로화 7년물 5억 유로의 듀얼 커런시 그린본드 발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네이버 최초의 유로화 채권 발행이자 국내 민간기업으로는 최초의 유로화 7년물이다. 2021년 이후 약 5년 만의 달러화 채권 발행이기도 하다. 437개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9.3배에 달하는 초과청약이 몰렸고 달러화 5년물은 국내 민간기업 역대 최저 수준의 발행 스프레드를 기록했다. 주관사단은 이를 이른바 '역 프리미엄' 달성으로 평가했다.


김희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네이버의 첫 듀얼 커런시 발행을 성황리에 완료하여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과 신뢰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이번 발행을 계기로 아시아를 넘어 유럽으로 투자자 기반을 확대하고 국제 자본시장의 성원에 힘입어 글로벌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행의 배경에는 최근 가속화된 유럽 사업 성과가 자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는 올해 1월 스페인 최대 C2C 플랫폼 왈라팝 지분 100% 인수를 완료했다. 2021년과 2023년 각각 약 1500억원, 1000억원을 투입해 지분 29.5%를 확보한 데 이어 지난해 8월 추가 인수를 결정해 총 약 1조원을 쏟아부은 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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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일에는 최수연 대표가 국빈 방한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개별 회담을 갖고 AI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프랑스 정부 측이 먼저 요청한 이 회담에서 최 대표는 LLM부터 데이터센터·클라우드·서비스까지 연결하는 풀스택 AI 역량을 소개하고 협업 의사를 전달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AI·클라우드 분야 양국 간 기술 교류 및 투자 활성화에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화답했다.


네이버의 유럽 전략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네이버와 라인은 그해 프랑스 전 디지털경제부·문화부 장관 출신 한국계 프랑스인 플뢰르 펠르랭이 설립한 코렐리아캐피탈의 'K-펀드1'에 총 1억 유로를 출자했다. 펠르랭은 이후 네이버의 유럽 네트워크 핵심 축으로 자리잡았고 왈라팝 인수 완료 직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되며 네이버-유럽 간 가교 역할을 공식화했다. 네이버는 코렐리아캐피탈과의 협력을 발판 삼아 유럽 AI 유니콘 미스트랄AI에도 직접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현지 AI 생태계와의 접점을 넓혀왔다.


연구 거점도 프랑스에 뿌리를 두고 있다. 네이버는 2017년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을 인수해 그르노블에 네이버랩스 유럽을 설립했다. 현재 26개국 연구진이 피지컬 AI·로봇·공간지능을 연구하는 글로벌 AI 연구소로 성장했으며 지난해 로봇의 공간 이해 모델 '더스터2'와 인체 표현 AI 모델 '애니'를 공개하며 현지 기술 신뢰를 쌓고 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이 축들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되느냐다. 왈라팝의 MAU 1900만 C2C 데이터, 네이버랩스 유럽의 로봇·공간지능 연구, 미스트랄AI와의 협력 가능성이 네이버의 풀스택 AI 및 온서비스 AI 전략과 맞물릴 경우 유럽에서 실질적 사업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왈라팝의 실적은 올해 1분기부터 네이버 연결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2024년 순손실이 402억원으로 아직 적자 상태지만 매출은 2022년 1149억원에서 2024년 1621억원으로 꾸준히 성장 중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왈라팝은 유럽 C2C 시장에서 견조한 두 자릿수의 실적을 기록했다"며 "1분기 실적부터 네이버에 연결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네이버는 2023년 약 1조6700억원에 인수한 북미 C2C 플랫폼 포시마크를 인수 1년 만에 흑자 전환시킨 전례가 있다. 이번 유로화 채권 발행으로 확보한 유럽 투자자 신뢰가 향후 추가 자본 조달과 사업 확장의 발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네이버가 유럽에서 쌓아온 기술 연구와 플랫폼 투자가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실질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며 "확보된 자본력과 현지 투자자 신뢰를 바탕으로 네이버의 유럽 사업 확장이 더욱 구체적인 궤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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