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롯데물산과 호텔롯데가 본업에서 이익을 내고도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케미칼)이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지분구조를 타고 계열사로 전이되는 구조가 고착화된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케미칼의 부진이 지속될 경우 롯데물산의 사업 기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롯데물산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131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940억원) 대비 40% 늘어난 수치다. 핵심 자산인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 중심의 임대·운영 수익이 안정적으로 유입된 결과다. 그러나 같은 기간 순손실은 3160억원에 달했다.
주요 원인은 케미칼이다. 롯데물산은 케미칼 지분 20%를 보유한 관계기업 투자자다. 관계기업 지분을 갖고 있으면 해당 회사의 손익 중 내 지분만큼을 장부에 반영해야 한다. 케미칼이 적자를 내면 롯데물산도 그만큼 손실을 인식하는 구조다. 지난해 케미칼 관련 지분법 손실은 4130억원에 달한다.
호텔롯데도 비슷한 처지다. 호텔롯데는 코로나 팬데믹(코로나19) 이후 면세 사업 부진으로 적자를 이어오다 지난해 영업이익 2294억원으로 흑자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면세와 호텔 사업이 회복세를 타면서 어렵게 돌아선 성과였다. 그러나 당기순손실은 2995억원에 이른다.
호텔롯데는 총 차입금 6조8657억원이나 달하는 탓에 지난해 이자비용만 4020억원이 나갔다. 이로 인해 당기순손실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롯데케미칼 손실액이 계단식 구조로 타고 올라오면서 부담이 가중됐다.
호텔롯데는 케미칼을 직접 보유하지 않는 대신 롯데물산 지분 32.83%를 갖고 있다. 케미칼 적자→롯데물산 순손실→호텔롯데 지분법 손실로 이어지는 계단식 구조다. 롯데물산 관련 지분법 손실은 지난해 1047억원이 반영됐다.
롯데케미칼의 부진은 단기 현상이 아니다. 롯데케미칼은 2022년부터 영업손실을, 2023년부터는 순손실을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9431억원, 당기순손실은 2조4762억원에 달한다. 중국발 공급과잉과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업황 반등 시점은 불투명하다.
더욱이 롯데케미칼의 지분을 직접 보유한 롯데물산은 지분법 손실뿐 아니라 핵심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재무적으로 직접적인 책임을 지고 있다. 앞서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이 회사채 발행 조건을 지키지 못하면서 즉시 상환 위험에 노출되자 2024년 말 롯데물산이 보유한 핵심 자산인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을 시중은행에 담보로 제공했다.
해당 담보는 이달 14일 적용 범위가 확대됐다. 처음 담보를 설정할 때는 이미 발행돼 있던 회사채에만 적용됐으나 이번 계약 변경으로 앞으로 새로 발행할 차환 회사채, 2029년 3월까지의 원리금에도 같은 담보가 적용되도록 범위가 넓어졌다.
롯데물산의 핵심 자산이자 영업이익의 원천인 롯데타워와 몰이 롯데케미칼의 채무 이행 여부에 묶인 셈이다. 롯데케미칼이 회사채를 상환하지 못해 은행들이 담보권을 행사할 경우 롯데물산의 영업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롯데물산은 롯데케미칼의 2대 주주로서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공했다"며 "담보한도는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상환으로 인해 기존 대비 약 8371억원 감소했으며, 롯데물산은 해당 담보 제공을 통해 롯데케미칼로부터 수수료를 수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롯데물산은 지난해 기준 매출 약 4800억원, 영업이익 약 1300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각각 10.3%, 40% 신장하는 등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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